사제의 공간

빼앗길 수 없는 것 |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松竹/김철이 2025. 5. 11. 10:15

빼앗길 수 없는 것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빼앗길 수 있는 것이 있고 빼앗길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것들 중에 적지 않은 것들은 모두 빼앗길 수 있는 것들입니다. 우리가 가진 재화는 얼마든지 도둑이 들어와 훔쳐갈 수 있습니다. 또 우리가 가진 명예와 권력도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은 요즘 나오는 뉴스를 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빼앗길 수 있는 것에 희망을 걸고 있는 사람은 마치 모든 것이 먼지에서 와서 먼지로 돌아가듯이 훗날 빼앗길 것들에 마음을 두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빼앗길 수 없는 것은 바로 우리의 영혼입니다. 우리의 영혼은 우리 스스로가 건네주지 않는 이상 아무도 빼앗아 갈 수 없습니다. 우리가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선을 사랑하고 쫓아갈 때에 우리는 하느님의 사람, 예수님의 양떼가 되고 이렇게 변모한 우리들의 영혼을 그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습니다.

 

더러운 영들과 그 영에 사로잡힌 이들은 언제나 굶주려 있는 이리떼처럼 먹잇감을 노릴 것입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흔히 하느님의 자녀들이 그 대상이 될 것입니다. 악한 이들은 악한 이들과 맞서기를 꺼려하고 오히려 선하고 순진하고 순수한 이들을 먹잇감으로 삼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자녀들은 언제나 악에 노출되어 있을 것이고 여러가지 종류의 박해를 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절대로 빼앗아 갈 수 없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우리의 믿음입니다. 우리가 믿음에 더욱 굳건히 서 있으면 있을수록 악은 더욱더 활개를 치고 우리 영혼의 보물을 빼앗으려고 할 것입니다. 악의 근본 속에는 '시기'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그런 때에 우리의 믿음을 더욱 올바로 부여잡을 수 있습니다. 시련이 있어야 믿음의 진실성이 드러나고, 시련 속에서 우리는 인내를 키우고 기도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묵시록의 말씀이 작은 위안이 될 것입니다.

 

“저 사람들은 큰 환난을 겪어 낸 사람들이다. 저들은 어린양의 피로 자기들의 긴 겉옷을 깨끗이 빨아 희게 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하느님의 어좌 앞에 있고 그분의 성전에서 밤낮으로 그분을 섬기고 있다.어좌에 앉아 계신 분께서 그들을 덮는 천막이 되어 주실 것이다. 그들이 다시는 주리지도 목마르지도 않을 것이며 해도 그 어떠한 열기도 그들에게 내리쬐지 않을 것이다. 어좌 한가운데에 계신 어린양이 목자처럼 그들을 돌보시고 생명의 샘으로 그들을 이끌어 주실 것이며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