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春分
松竹 김철이
채 떠나지 못한 꽃샘추위 들녘에 서성이고
혹한 사슬 풀린 전답은 들뜨는데
조급해진 농심
부지깽이 힘을 꾸어 봄보리 갈기 열중이다.
밤낮 길이도 같고
추위도 더위도 비등하니
신명 난 벌 나비 춤사위 주체할 길 없는데
보리 노름빚에 설늙은이 동사했다네
마파람 타고 봄기운 솔솔 불어올 적에
춘삼월 꽃소식 얼기설기 피어나고
봄볕 따사로우니
뭇 생명 만개한 새봄을 나누더라.
농작물 훔쳐먹던 쥐와 새 몰아내려
볶은 콩 드셨고
구름 몇 점으로 흉 풍작을 점쳤으니
조상님들 드높은 슬기 따를 자 그 누구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