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춘분春分

松竹/김철이 2025. 3. 13. 16:37

춘분春分 

 

                         松竹 김철이

 

 

채 떠나지 못한 꽃샘추위 들녘에 서성이고

혹한 사슬 풀린 전답은 들뜨는데

조급해진 농심

부지깽이 힘을 꾸어 봄보리 갈기 열중이다.

 

밤낮 길이도 같고

추위도 더위도 비등하니

신명 난 벌 나비 춤사위 주체할 길 없는데

보리 노름빚에 설늙은이 동사했다네

 

마파람 타고 봄기운 솔솔 불어올 적에

춘삼월 꽃소식 얼기설기 피어나고

봄볕 따사로우니

뭇 생명 만개한 새봄을 나누더라.

 

농작물 훔쳐먹던 쥐와 새 몰아내려

볶은 콩 드셨고

구름 몇 점으로 흉 풍작을 점쳤으니

조상님들 드높은 슬기 따를 자 그 누구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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