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얼음꽃

松竹/김철이 2025. 2. 13. 14:32

얼음꽃 

 

                       松竹 김철이

 

 

동장군 칼바람은

말라비틀어진 살점을 베고 스치는데

현신現身도 없는 넋이 되어

켜켜이 엉겨 붙었지.

 

고작 나흘을 피고 질 거라면

차라리 피지나 말지,

가지에 맺은 정 품기도 전에

사온四溫의 제물이 된 채

몇 방울 물로 대지를 적시네

 

물에서 왔으니

물로 돌아가라는 진리를 깨달음인지

대자연 섭리 순응順應하여

물길 따라 아래로만 흐르더라.

 

더부살이 몸에 익은 듯

남의 줄기 빌려 싹눈 뜨고

남의 가지 끝에 꽃눈 뜨니

꽃잎은 영혼 없는 냉기로 불어

혹한 속 화신으로 머물러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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