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달
松竹 김철이
대낮은 중천인데
지난밤 못다 바친 절개일까,
화장기 없는 민얼굴로
보일 듯 말 듯 행색이 가련하다.
창공을 허황히 떠도는 충절
잘 보이고 싶은 심정, 간절하나
꾸며본들 무엇하리
하루살이 낮을 향한 풋사랑인걸
까마귀 동정하고
바람 한 자락 연민을 품어도
임 향한 짝사랑 떨칠 수 없으니
수절 열녀 신세 면할 수 없네
칭송 자자한 밤 달을 닮고 싶었나.
진종일 민낯으로 떠돌아도
무심한 곁눈질뿐
모름지기 참사랑은 야월(夜月)의 몫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