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개나리

松竹/김철이 2025. 2. 9. 19:00

개나리

 

                   松竹 김철이

 

 

앙증맞은 향기가

질투와 시새움으로 다가와

칼바람 꼿꼿한

한겨울 무너뜨린 승리로

봄날을 내어준다.

 

솟아오른 어린순 따라

흐트러진 여리디여린 줄기 따라

삐죽빼죽

쫓고 쫓기는 그 넋두리

 

시절은 을씨년스러운데

꽃으로 앞서 나와

누가 숨어 숨어볼까 봐

잎사귀 등 뒤에 조롱조롱 업힌 채

몰래몰래 화들짝 피워

괜스레 부려보는 소박한 객기

 

봄날은 알 테지

두드러지게 곱고 밝은 표정으로

놀란 듯 피워내는 노란 꽃망울이

시기의 화신만은 아니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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