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할 때
“먹을 식량이 없어 아이들이 쓰러지고 있어요.” 절박 한 심정으로 도움을 청하는 아프리카 말라위 카피리 지역 여성들의 목소리다. 지난해 11월 우기임에도 계 속되는 가뭄에 심어 놓은 옥수수는 말라죽고,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모든 것을 쓸어가 버리는 등 가뭄과 홍 수 피해가 동시에 일어났다. 일찍이 없던 기상이변에 따른 재앙이라며 주민들은 울부짖었다.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가뭄과 홍수, 지진이나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 폭력과 테러, 내전으로 발생한 난민은 가난한 사람들을 더욱 가난으로 내몰고 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 소서’라고 우리가 바치는 ‘주님의 기도’와는 전혀 딴 세 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20여 년, 아프리카와 아시아 오지를 다니면서 상상조차 어려운 상황을 많이 접했다. 쓰레기장에서 먹을 것을 뒤지는 사람들, 에이즈와 같은 중증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 집이 없어 묘지에서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장애인들, 화산 폭발의 공포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 여성 할례와 누공 환자들 의 버림받은 삶 등등. 그들은 가난했지만 우리와 똑같 이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이었다.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신앙생활을 한다고 볼 수 없다.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을 가르 침을 실천할 때 제대로 신앙생활을 한다고 할 수 있다. 해외 원조 주일을 맞아 왜 가난한 지구촌을 도와야 하 는지 생각해본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낯선 곳을 왜 도와 야 하느냐고 말하는 이가 있을 수 있다. 우리 주변에 어려운 이웃이 있다면 당연히 도와야 하겠지만 멀리 떨어진 곳에도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바라는 곳이 있 다면 그곳도 도와야 할 것이다. 도움의 대상은 물리적 으로 거리의 가깝고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는 한때 밀가루와 옥수수가 루 등 많은 해외 원조를 받아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었 다. 이후 경제 성장을 통해 OECD 국가가 되었고, 그 산하 개발원조위원회에도 가입하게 된 상황에서 저개 발국가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그들은 하루 생 계비가 2달러에도 못 미치는 절대 빈곤층으로 한 끼 의 식사는 그들에게 생명에 관한 심각한 문제이다.
아프리카 짐바브웨 구호 현장에서의 일이다. 중간에 식당이라곤 전혀 없어 아침에 출발할 때 점심 식사용 빵과 과일을 챙겨갔다. 그런데 중간에 굶주림으로 쓰 러져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 준비했던 음식을 몽땅 그 에게 주고 일정을 수행했다. 그런데 모든 일이 끝날 때 까지 허기를 느끼지 못했다. 굶주린 형제에게 음식을 주었기에 사랑으로 배가 채워졌기 때문이다.
자선은 어려운 이에게 베푸는 선한 행위를 넘어서서 형제적 관계 안에서 사랑을 일깨우는 복음의 도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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