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1225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JKmHO3ffMEU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주님 탄생 대축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성탄 낮미사는 요한복음을 통해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심의 이유, 곧 성탄의 뜻을 알려주려 복음을 적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라고 부르는 구세주는 처음부터 계셨던 하느님의 말씀이셨고, 그래서 세상 창조의 직접적인 이유가 되시고 사람의 처음에 세상을 다스리게 하신 하느님의 말씀이셨습니다. 그래서 이 구세주는 세상에 들어오시는 순간부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세상 처음부터 모든 것을 정하시고 사람의 모든 것을 정해주신 분입니다.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죄로 인해 하느님에게서 멀어진 사람, 그리고 사람조차 멀어진 사람, 그리고 그가 있는 세상을 되찾기 위한 하느님의 눈물겨운 사랑의 여정은 그분에게 벌을 받았다 말하고 스스로를 단죄하며 살아가던 사람들의 모든 생각이 만들어 낸 심판의 날카로움과 잔인함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주어집니다. 심판을 받아 마땅한 세상. 그러나 이미 믿음이라는 것을 찾아볼 수도 없는 세상에 하느님은 오셔서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시듯 사람으로서 또 하느님으로서의 창조를 되풀이하십니다. 바로 세상살이를 시작하신 것입니다. 빛이 하늘에서 땅으로 곤두박질쳐서 일어난 것은 불타는 생지옥의 심판이 아니라 아무도 모르는 곳 짐승의 먹이통에서 시작한 한 착한 사람의 삶이었습니다. 그 빛이 땅에서 소리 없이 모두가 걷는 곳을 빛나게 했고 사람들은 이미 벌받은 듯 사는 모든 곳에 하느님의 사랑이 전혀 사라지지 않았음을 이 한 사람을 통해 알게 됩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하지만 아직 사람들은 성탄의 의미를 알아듣지 못합니다. 예수님의 존재는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것이지 누군가를 골라내는 심판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짐승의 집으로 몰아낸 사람들이지만 하느님은 그렇게 시작하신 당신 삶의 순간들에 들이닥치는 생명의 위협과 차별의 세상에서도 누구도 구원에 벗어나지 않음을 알게 하셨습니다. 당신을 알아본 첫 사람들인 목자에서부터 마지막 순간에 함께 십자가에 매달린 죄수에게조차 구원을 주시는 주님은 위인의 삶도 아니었고, 대단한 성인의 삶도 아닌 하느님을 알고 세상과 사람을 사랑한 한 젊은이의 모습이었습니다. 진짜 사람말입니다.
“그분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다.”
아직도 예수님을 우리와 전혀 다른 분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면 당장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바꾸어야 합니다. 우리가 기준으로 삼는 성공한 삶은 그분의 것이 아니었고 그분은 위인도 성인도 아닌 채로 십자가에 오르셨습니다. 세상은 그런 하느님의 사람을 너무도 쉽게 죽일 수 있었습니다. 그분에게는 어떤 권력도 권위도 주어져 있지 않았기에 그 삶이 하느님의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모독한다는 역설적인 죄명으로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것도 재판도 제대로 하지 않은 반나절의 고통과 죽음으로 말입니다.
주님이 우리를 비추시는 빛이 되신 것은 그 때문입니다. 누구도 하느님의 창조의 고귀함에서 벗어나지 않음과 하느님이 알려주신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은 바로 그리스도처럼 살면 된다는 단순한 진실을 알려줍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어려움은 그냥 십계명을 지키기 어려운 정도를 넘어서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님은 주님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율법을 넘어서는 하느님의 진심이라는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런 주님이 세상에 오셔서 우리에게 당신을 믿는 이들은 심판 받지 않는다는 너무나 분명하고 즐거운 복음을 선포하셨습니다. 주님을 믿는 것이 무엇입니까? 그분처럼 사랑하는 것이며, 더 어렵다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고 당신의 생명을 아무런 조건 없이 나누어주시는 주님이면 더 이상의 모범이 있겠습니까? 그렇게 우리를 사랑하시고 기다리시는 하느님께 드리는 이야기가 기도이며 그분처럼 살아가는 것이 창조 목적에 완전히 들어맞는 참 사람의 길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은 세상이 우리에게 주는 모든 한계와 거짓말, 때로 우리의 변명 위가 아닌 모든 것의 아래로부터 하느님이 이미 주신 우리의 진짜 가치입니다. 그러므로 이미 하늘나라에 주님과 함께 살며 함께 행복한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계셨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와 생명을 나누고 우리에게 늘 용서를 공기처럼 베푸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성탄을 맞아 항상 새로 태어나는 성탄의 주인공들이기도 합니다. 이제 주님께 받은 빛을 우리가 세상에 펼칠 때입니다. 다시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2:37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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