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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906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4. 9. 6. 08:10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906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4-cKATgFAk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22주간 금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당신은 먹고 마시기만 하는군요.”

아주 오래전부터 신앙이 ‘고행의 길’이라 불리는 것을 경험합니다. 어릴 때 배웠던 것도 늘 예수님의 ‘십자가’였고 예수님을 따르는 삶은 인내과 고행의 길이고 그 어려움에 이어지는 하느님의 은총을 바라는 것으로 설명되곤 했습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에서 고생을 사서하는 것이 숭고한 것으로 여겨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하느님은 사랑이시며 복음과 신앙의 내용에서 빠지지 않는 요소는 행복과 기쁨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단식과 기도 VS 먹고 마시기만”

이런 두가지 모습은 신앙생활 속에 분명 모두 존재합니다. 그런데 그 중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아무래도 고행의 이미지입니다. 하느님을 믿어 행복하고 기뻐야 한다는 가르침도 있지만 왠일인지 이 가치는 늘 뒤로 밀려 납니다. 그리고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식으로 우리에게 전달됩니다. 고생의 가치로 낙원이 허락된다는 식입니다. 그러나 복음 속 예수님의 모습은 그렇지 않습니다. 솔직히 복음 속 주님이 겪으신 고행이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찾아보기가 더 어려울 겁니다. 물론 대표적이고 단발적인 고생은 있습니다. 바로 ‘십자가의 길’입니다. 

“그때에는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성경을 많이 읽었다는 사람도 많고 직접 적어보기를 몇 번이고 했다는 사람도 많은데도 사람들은 복음 속 주님의 모습에서 행복과 기쁨보다는 여전히 십자가에서 머물러 있습니다. 십자가의 가치는 물론 예수님 전체를 통해 이해되는 가치이지만 예수님의 십자가와 우리가 뒤를 따라야 할 그 십자가의 삶이 모두 고통만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생애가 십자가를 향해 있음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 길에서 주님은 언제나 제자들과 사람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중이셨습니다. 주님의 별명이 먹보요 술꾼이라는 말을 꺼내지 않아도 주님은 언제나 사람들 사이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이야기하셨고 직접 사랑하셨으며 모두 한 식탁에서 생명을 나누는 삶을 사셨습니다. 그것이 예수님에게도 사람들에게도 기쁨이며 행복이었습니다. 예수님께 욕심을 가지고 다가온 이들조차도 주님이 건네시는 빵에서 제외되지 않았기에 오해와 곡해 속에서도 자리를 차지하고 식탁에 앉게 되었습니다. 

그런 주님을 빼앗긴 날의 기억을 우리는 잘 기억합니다. 십자가의 고통은 만 하루가 안되는 시간에 순식간에 주님을 빼앗긴 기억입니다. 주님의 생애가 고통이 아니라 그런 선하고 좋은 주님을 빼앗은 이들의 흉폭함의 기억을 주님의 것으로 가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단식과 기도는 해야 할 때 하면 됩니다. 



0:00 오늘의 복음
1:45 "당신은 먹고 마시기만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