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고해성사 후에 보속을 하지 않고 성체를 모실 수 있나요?
A 우리는 교리시간에 고해성사의 방법으로 다섯 단계를 배웁니다.
1. 구체적으로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아내는 성찰.
2. 죄로 인하여 상처받은 자신과 이웃을 생각하며 진심으로 뉘우치는 통회.
3. 뉘우친 잘못을 다시 행하지 않겠다는 결심.
4. 통회하고 결심한 잘못을 숨김없이 사제 앞에서 하느님께 고백.
5. 고백을 들은 사제가 부과하는 기도와 선행을 실천하는 보속.
그리고 성찰부터 보속까지 이행해야 비로소 고해성사가 완결된다고 배웠습니다. 그렇다고 고해성사가 완결되어야만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죄의 용서는 참회자의 고백과 고해사제의 사죄경으로 완성됩니다(『고해성사 예식서』, 11항 참조). 즉, 아직 보속을 이행하지 않았더라도 참회자의 진심 어린 고백과 고해사제의 사죄경으로 이미 죄는 용서받았습니다. 따라서 고해성사 후에 보속을 이행하지 않았더라도 성체를 모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보속을 소홀히 한다거나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보속은 빠른 시일 내에 참회자 본인이 몸소 이행하여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교회법 제981조) ‘용서’를 통해 죄는 사라지지만 죄의 결과로 생긴 모든 폐해들까지 회복되는 것은 아니므로 죄를 통해 이웃에게 해를 끼친 것을 회복하기 위한 일들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훔친 물건을 되돌려 주는 일, 모함당한 사람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 손해를 배상하는 일 등을 실천하면서 적절한 방법으로 죄를 ‘보상’하거나 ‘속죄’하는 갚음이 ‘보속’補贖이기 때문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459항 참조).
그러면 보속이 너무 무겁다거나 참회자가 실행하기 어려운 보속을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대한 보속을 실천하려고 노력했지만 보속을 다하지 못했을 때에는 다음 고해성사 때에 고해사제에게 사정을 이야기해서 보속을 바꾼다거나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다른 보속들을 정해서 진심을 다해 실천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교회법에서 “고해사제는 참회자의 여건을 유의하여 죄의 질과 양에 따라 유익하고 정당한 보속을 부과하여야 한다.”(교회법 제981조)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고해사제는 보속을 정해 줄 때 그 사람의 개인적인 상황을 고려하고 영적인 이익을 도모해야 합니다.
우리도 보속을 죄에 대한 벌로만 생각하지 마시고 하느님께 죄를 용서받은 감사와 보상의 표지로 삼아 기쁜 마음으로 실천하면서 그리스도를 닮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신자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악행의 고백은 선행의 시작입니다. 그대는 진리를 행하고 빛을 향해 가는 것입니다.”
- 성 아우구스티노의 「요한 복음서 강해」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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