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412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ONohPYYDeUg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부활 제2주간 금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저마다 조금씩이라도 받아 먹게 하자면”
주님의 모든 사건은 부활을 통해 다시 의미를 지닙니다. 구세주의 탄생과 그분의 활동, 그리고 수난과 부활의 과정을 모두 알지만 부활은 그 모든 과정을 우리에게 다시 살펴보게 합니다. 그냥 읽은 책을 다시 주의깊게 읽게 되는 것은 그 사건들의 의미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삶은 훌륭한 한 사람의 삶일 수 있지만 부활 이후 주님의 가르침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조언이 아닌 삶의 지침이 됩니다. 그래서 오늘 이 유명한 이야기 역시 우리에겐 좀 더 다르게 다가옵니다.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
이 세상에서 사랑이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아무리 악한 이들도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는 모든 노력을 다합니다. 그러나 자신을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모든 것에 사랑으로 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그나마 내 앞가림이라도 할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물어보십니다. 그리고 그것은 진심이십니다. 모두가 먹을 수 있는 빵에 대한 진심 말입니다.
“충분하지 않겠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따라야 하지만 우리의 응답은 대체로 이 말의 범위를 넘어서지 못합니다. 좋지만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들. 사랑은 언제나 옳지만 나에게는 과분하고 나는 하지 못한다며 손사래를 치다가 우리는 회복의 기회를 놓쳐버리곤 합니다. 심지어 하느님께도 자신들의 현실을 말하며 불가능을 설명하려는 이들처럼 주님의 제자임에도 불구하고 필립보와 안드레아의 대답은 한결 같습니다.
“사람들을 자리 잡게 하여라.”
주님의 말씀이 끝났고 사람들은 집에 가야 할 때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들을 그냥 돌려보내지 못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의 배고픔을 걱정하신 주님은 제자들마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이 일을 끝내 하십니다. 그런데 이 기적은 어떤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닙니다. 주님은 이 식사를 끝으로 산으로 올라가 숨으십니다. 제자들도 멀리 떠나보내신 주님은 사람들이 당신을 억지로 임금으로 삼으려는 시도에서 멀어지십니다. 이 기적은 그래서 사람들의 배고픔을 걱정하시는 주님의 마음 하나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사람들이 결론내린 세상 가장 착한 이의 어리석음을 혼자서 뒤집어 버렸습니다. 그 날 그 자리에 남은 빵 열두 광주리는 누가 오더라도 먹을 수 있었음을 나타냈듯 주님의 부활 역시 우리는 여전히 그분의 생명 안에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주님이 부활하신 겁니다.
0:00 오늘의 복음
2:51 "저마다 조금씩이라도 받아 먹게 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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