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구원은 하느님의 선물 | 심원택 토마스 신부님(사무처장)

松竹/김철이 2024. 3. 8. 10:00

구원은 하느님의 선물

 

                                                               심원택 토마스 신부님(사무처장)

 

 

“어미 새와 아기 새가 있었습니다. 어미 새는 아기 새 가 귀여워 열심히 먹이를 물어다 주었습니다. 아기 새 가 자라서 어른이 되어도 어미 새는 계속 먹이를 물어 다 주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어미 새는 늙었습니다. 늙 은 어미 새는 이제 더 이상 아기 새에게 먹이를 물어다 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어미 새가 먹이를 물어다 주지 않자 어른이 된 아기 새는 어미 새의 머리를 콕콕 쪼았 습니다. 배고프다고 화를 내면서 콕콕 머리를 쪼았습 니다.”

 

큰 사랑을 받았으면 베풀 줄 알아야 하는데, 어른이 된 아기 새는 받는 데만 익숙해졌지 사랑을 베풀 줄 몰 랐습니다. 깨닫지 못하고 누리려고만 했습니다. 물고 기를 잡을 방법은 생각지 않고, 주어진 물고기만 붙잡 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 다. 하느님의 말씀이 생명의 양식이라고 말하면서도 성경을 잘 읽지 않습니다. 기도는 하느님 안에 머무르 며 그분과의 대화라고 말하면서도 만남의 시간을 자 주 갖지 않습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느님의 손이요, 발이라고 말하면서도 하느님을 위하여 일하 기보다 내 이익을 더 챙깁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은 총을 달라고 매달립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높 이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 다.”(요한 3,14)고 말씀하십니다. 민수기에 보면 하느님 의 끝없는 사랑과 돌보심을 외면하고 ‘나’ 중심의 불평 을 늘어놓는 이스라엘 백성이지만 하느님은 구원의 손길을 거두지 않으셨습니다. ‘들어 올려진 구리 뱀’을 쳐다보기만 하면 죽지 않고 살리셨던 것입니다.(민수 21,6~9) 대단한 것을 요구하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저 당신의 말씀대로 고개를 들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이것이 믿음이며, 믿는 마음으로 순명한 결과는 생명 을 가져왔습니다.

 

‘어른이 된 아기 새’와 같은 우리들에게도 하느님의 자비는 계속됩니다. ‘잘못을 저질러 죽었던 우리를 그 리스도와 함께 살리시고자’ 큰 사랑이 십자가에 달리 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십자가를 바라볼 때,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보여주신 그 사랑을 바라보며 살아갈 때 구원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제2독서의 말씀처럼 ‘구 원은 하느님의 선물’이기에 아무도 자기 자랑을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드릴 수 있어 야 합니다. 그리고 ‘사랑받는 존재’로서의 기쁨을 갖되, 보여주신 그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빛으로 나아가는 은총의 사순 시기가 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