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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225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4. 2. 25. 08:05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225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SogWiYxjpb0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사순 제2주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그들은 이 말씀을 지켰다.”

묵주기도를 바칠 때 ‘빛의 신비’를 통해 우리는 주님의 공생활을 그려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기억하게 됩니다. 산 위에서 변하신 주님을 보며 우리는 주님의 본 모습을 그리고 또 이 다음에 우리가 구원받은 모습까지도 상상하곤 합니다.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앞두고 있는 우리지만 우리에게 주님은 부활하시고 하느님 오른편에 계신 주님임은 틀림 없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은 사실 주님보다 우리에게 더 의미가 깊게 새겨진 듯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우리 주님이 이런 분이시라는 게 더 중요하니까 말입니다. 

“그때에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눈에 보이는 것과 그 내용이 이렇듯 달랐던 사건도 없습니다. 예수님은 세상 가장 화려한 모습이시지만 그 속에 주님의 주제는 ‘죽음’이었습니다. 세상의 잘못을 드러내고 당신이 죽음으로써 하느님의 진리가 드러나리라는 이야기를 구약의 하느님께서 아브라함과 이야기를 나누듯, 엘리야와 모세는 주님과 구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십니다. 모두가 짐작도 못하는 사건, 주님이 아무리 이야기하셔도 그럴리 없다고 생각하는 사건이 이 날 산 위의 주제였습니다. 그러기로 결심을 하신 주님께 필요한 것은 머물 초막이 아니라, 당신의 사랑에 대한 예언과 율법의 주인공들과의 나눔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난 겁니다.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우리에게 이처럼 중요한 주님의 사건은 사실 예수님의 생애에서 한 번도 다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드러나지도 않았습니다. 주님이 제자들의 입을 닫으셨고, 그들의 입은 굳게 닫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아도 보지 못하는 사건으로 남은 것이 영광스러운 변모 사건입니다. 화려한 주님의 모습은 그 시간에 전혀 중요한 주제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제와서 이 사건을 이처럼 크게 생각하는 우리 때문에 주님이 그들의 입을 막으신 듯 보이기도 합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아버지의 사랑받는 아들의 모습이 세례에 이어집니다. 아버지의 뜻을 함께 하고 자신의 생명을 버리고 세상 사람들을 살리려는 아들은 아버지의 마음에 드는, 아버지가 세상에 보내신 그 뜻을 완전히 수행하는 아들의 모습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눈에서 주님의 눈부신 옷 대신 그분의 결심과 사랑을 보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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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그들은 이 말씀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