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雨水
松竹 김철이
억압 풀린 대동강에 잡고기 오르고
기러기 북녘으로 떠날 적에
수줍은 봄기운이
아지랑이 앞장세워 빈 들녘에 노닌다.
수달은 잡어 제물 삼아
앞발 싹싹 빌어 수신 전에 제를 올리고
농심은 논밭 태우기로
한 해 대풍을 기원하더라
갈 길 잃은 꽃샘추위
흐지부지 끝자락을 절로 훔치고
겨우내 벌벌 떨던 초목은
잎눈 뜨고 시절 문밖 새봄맞이 하려네
눈이 녹아 비로 내리고
얼음이 녹아 물로 흐르듯
얽히고설킨 세상 모든 앙금이
용서와 화해의 은혜로 죄다 풀렸으면 좋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