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나눔

松竹/김철이 2024. 2. 11. 18:03

나눔

 

                  松竹 김철이

 

 

드넓은 세상사

빈주먹 움켜쥐고 왔다 한들

콩 한 쪽 나누기가

그리도 쉽더냐

 

어떤 자는

제 부모 평생 모은 재산도

게 눈 감추듯 하는데

어떤 자는

노숙자 말 한마디에

입었던 제 옷마저 선뜻 벗어주더라

 

누구의 육신에 붙은 살점은

냉기 온기 제대로 느끼는 살점이고

누구는 냉기 온기조차 못 느낄

쇠가죽을 뒤집어쓴 줄 아는가.

 

먼 훗날

이 세상 떠날 적

발걸음 무거워 떠나기 힘겨울 적에

밥 한술 나눈 선행

천국 열쇠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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