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소통

청소년특집 | 모든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삶을 실현하고 싶어합니다

松竹/김철이 2024. 2. 13. 10:00

모든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삶을 실현하고 싶어합니다

 

 

재훈(가명)이는 근처의 00센터에서 의뢰받았습니다. 맨 처음 그를 담당했던 상담 선생님은 무엇 때문인지 ‘무섭다’며 상담을 포기하셨답니다. 처음 만났을 때 헤 어밴드로 올백하고 마스크를 쓰고 있던 재훈이는 눈 빛이 강렬하며 카리스마가 있고 아주 잘생긴 친구였 습니다. 전에 만나신 선생님은 무엇이 무서우셨을까 생각하면서 저도 조금은 조심스레 만났는데요, “사람 들을 죽이거나 가해한 이들의 마음이 이해된다. 오히 려 피해자들보다 가해자들의 마음이 내 마음과 더 비 슷한 것 같다.”라고 하거나 묻는 말에 간혹 눈을 감고 한참을 생각하다가 말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젊은 여 자 선생님의 경우, 이런 친구를 만나면 섬뜩하고 무서 울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는 졸아드 는 마음을 잠시 접어 두고 꼼꼼히 더 깊은 대화를 나 눠야 합니다. 재훈이의 말에 호기심을 품고 말의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를 묻고, 친절하게 대답하고, 시간을 들여 눈을 감고 생각한 후 대답하는 그 진중함과 속도 를 존중하면서 대화해보니, 그 친구는 무서운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여리고 상처받기 쉬운 마음을 가진 친구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억울하고 분한 마음 들이 모여 분노의 감정이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병 환자를 ‘가엾은 마음’으로 보십니다. 그리고 손을 대시며 낫게 해 주시 죠. 나병 환자를 보시고 ‘무섭다.’, ‘더럽다.’, ‘혐오스럽 다.’ 혹은 ‘다 네가 뭘 잘못해서 그렇다.’ 등의 말씀은 전혀 없으십니다. 그저 나병 환자의 고통에 집중하시 고, 연민의 마음으로 그를 대하십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예전과 다르고, 돌아보면 우리도 그랬습니다. 시대와 세대가 달라서 모두 다르지만, 그 다름에만 너무 집중하면 본질을 잃을 수 있습니다. 다 르지 않고,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중 하나는 ‘모든 인간은 자신들의 삶이 망가지기를 바 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인간 중심 상담의 창시자인 칼 로저스는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실현하려는 경향 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렇듯 우리 청소 년들도 자신들의 삶을 실현하기 위한 선한 지향을 품 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다른 소위 ‘요즘’ 청소년들을 만나는 우 리 어른들이 할 일은 우선, 한참 잘못하고 있는 것처 럼 보이는 청소년이라 하더라도 사실은 자신의 삶이 잘 되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 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생각과 마음대로 잘 안되어 괴롭고 고통받고 힘든 청소년들에게 예수님의 연민의 마음을 품는 것이겠지요. 마지막으로는 꾸짖고 비난 하고 처벌하기만 할 게 아니라, 현실적이고 구체적으 로 어른으로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