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이삭 | 삶의 나침반

삶의 나침반

 

 

저는 부모님께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자랐습니다. 어 린 시절, 그렇게 유복한 집안은 아니었으나 형과 제가 받 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만큼은 어느 부유한 가정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랑과 애정의 중심에 하느님의 말씀이 있었다는 걸, 삶을 살아오면서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어머니 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하느님을 찾아 기도를 올 리셨는데, 그런 어머니를 보며 자란 저의 삶에도 어머니 의 삶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습니다. 어머니의 손에 이끌 려 자연스럽게 하느님을 만났기에, 제가 즐겁거나 행복할 때, 힘들거나 슬플 때 성당을 찾는 데는 어머니, 당신의 영향이 컸습니다.

 

하느님과 항상 가까우셨던 어머니는 자식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면서, 스스로 배움을 터득할 방법도 알려주셨습니다. 그래서 막막한 상황에 놓였을 때 면,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이야기들을 떠올립니다. 그러면 ‘아, 이건 이래서 그랬던 거구나! 이렇게 해보면 되겠다!’ 라고 이해하게 되고, 언제나 지혜롭게 해결할 힘이 생겼 습니다.

 

저희에게 한없이 너그러우셨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 들을 마냥 방목하지만은 않으셨던 어머니의 노고가 ‘아빠’ 가 된 지금, 더욱 크게 와닿습니다. 어머니께서 기도로 얻 으신 나름의 생각과 삶의 가치관이 제게 작용했고, 또 그 것이 저와 아내, 아이들 일상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는 행복, 어느덧 성인이 된 자식과 여전히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행복, 나 의 하루하루를 사랑하는 행복. 특별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제게는 이 모든 순간이 지금을 살아가고, 일할 힘 을 얻게 하는 특별한 이유입니다. 맛있는 것을 보면 ‘집에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저보다 가족을 위한 선물 을 받으면 더욱 기분이 좋아집니다. 루틴한 일상일지라도 행복, 그 자체입니다. 부모님께 받은 만큼의 화목했던 기 억을 우리 가족들에게도 줄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 합니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문득 딸아 이에게서 제 어머니의 모습을 느낄 때가 있는데, 저의 부 모님도 조부모님의 모습 그대로, 저도 부모님의 모습 그 대로 자랐듯이 제 자식도 저를 보고 그대로 자라겠지요. 그 거울에 깨끗하게, 바른 모습만을 비출 수 있는 부모가 되기 위해 저의 부모님을 감히 닮아보려 합니다.

 

특별하게 꾸미지 않은, 보여지는 모습 그대로가 진심 이셨던 당신을 떠올리며 그런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는 지 금의 제게 다시 한 번 어머니를 향한 존경스러운 마음이 벅차오릅니다. 아이들에게도 제가 자라며 배웠던 ‘믿음’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하느님과 늘 함께했던 당신들이 저에 게 그랬듯, 저도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나침반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