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 환경

세상에서 가장 절막한 숨소리, 숨비소리! 해녀 vs 문어, 숨막히는 생존 대결 [코리언지오그래픽-8편 숨비소리] / KBS 201411

松竹/김철이 2023. 12. 3. 15:33

세상에서 가장 절막한 숨소리, 숨비소리! 해녀 vs 문어, 숨막히는 생존 대결 [코리언지오그래픽-8편 숨비소리] / KBS 20141127 방송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Dx4hRx_PIlg

 

 

 

▶ 모태의 바다엔 원시 호흡이 있다. 물질을 하던 해녀들이 수면으로 떠올라 참고 있던 숨을 내쉬면 휘파람 같은 소리가 제주 앞바다에 울려 퍼진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전문직 여성 다이버인 해녀들의 아름답고 절박한 숨소리, ‘숨비소리. 해녀들이 오로지 들숨과 날숨으로 일군 바다밭을 만난다.

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절박한 숨소리, 숨비소리
숨비소리는 해녀들이 참았던 숨을 내쉴 때 휘이~하고 내는 소리다. 휘파람 소리, 새 소리, 돌고래 휘슬음과 비슷하게 들린다. 짧고 작지만 오랜 세월 제주 앞바다에서 울려왔던 영혼의 소리다.
해녀들이 숨을 참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수중카메라로 해녀들의 들숨 날숨을 지켜 보았다. 수온, 수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제작진이 지켜 본 85세 해녀 할머니는 소라를 캘 때 최장 38초였다. 상군 해녀(물질 잘하는 해녀)는 전복, 문어를 잡을 때 50초를 넘지 않았다. 땅에서의 호흡은 무의식적이지만, 물속에서의 호흡은 철저하게 의식적이다. 몇 초가 생사를 가르기 때문이다. 숨비소리에 담긴 삶의 치열한 순간과 애환을 본다.

2. 1년간 지켜본 해녀의 바다밭,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해녀들은 바다를 바다밭이라고 부른다. 삶의 터전으로서 땅과 바다를 분리하지 않는 독특한 관념이 반영돼 있다. 다만 바다는 씨를 뿌리지 않아도 수확을 하는 밭이다. 바다의 씨앗은 영등 할망이 바람을 타고 와 뿌린다고 여긴다. 그래서 영등굿이 지금까지 해녀들의 의식과 문화를 지배하며 이어지고 있다. 농가월령가가 있듯이 해녀들의 작업도 연중 시간표가 있다. 씨앗이 뿌려지고 나면 톳, 우뭇가사리, 미역을 채취하고, 그 밭에서 자라는 전복, 소라, 성게, 해삼, 문어를 거둬들인다. 물질을 잘하는 상군일수록 그 바다밭의 지형도를 잘 알고, 물질 방식도 채취 대상에 따라 달라진다. 암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성게 작업, 문어를 쫓는 해녀 등 숨 가쁘게 펼쳐지는 하도리와 위미 해녀 공동체의 바다밭 농사를 수중카메라로 정밀하게 들여다본다.

3. 해녀의 바다밭엔 ‘독점’과 ‘공유지의 비극’이 없다
해녀들은 왜 스쿠버 장비를 사용하지 않을까? 해녀들의 장비는 원시적이다. 수경, 연철, 꼬챙이, 테왁, 고무 옷 등이 전부다. 해녀들은 호흡 장치의 사용을 금하고 있다. 오로지 자신의 들숨 날숨으로 수확한 것만 인정한다. 문명의 도구를 사용하면 바다밭이 순식간에 황폐화되기 때문이다. 바다밭은 독점이 아닌 마을 공동의 자산이다. 공동체에서 관리하며 오로지 자신의 노동과 능력에 따라 수확을 가져갈 뿐이다. 해녀들은 바다밭에서 소라, 전복 등 움직이는 것과 우뭇가사리, 톳 등 움직이지 않는 해조류에 대한 소유와 배분의 원칙이 따로 있다. 움직이지 않는 해조류의 수익은 일정 부분 마을 공동체에 귀속된다. 해녀들은 추운 겨울에도 물질을 하지만 작업 환경이 나은 여름에는 철저하게 물질을 금한다. 소라 등이 산란하는 6월부터 9월까지는 바다밭에 들어갈 수 없다. 공유지는 모두가 이익을 쫓아 몰려들면 당장은 큰 이익을 보지만 긴 미래에는 황폐화하고 마는 ‘공유지의 비극’이 있다. 해녀에게 바다는 직장이다. 또 해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전문직 여성 다이버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내다 본 오래된 전통들이 해녀 공동체에 있다.

4. 이 바다에서 함께 숨쉬며 산다는 것... 해녀들의 용궁 세계
해녀들의 바다에 대한 경외심은 각별하다. 바닷가에 거북의 사체가 발견되면 흰 천에 쌓아 다시 바다로 돌려보낸다. 거북은 용왕의 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돌고래는 바다의 영감으로 불린다. 떼로 몰려 다녀 두려워하기도 하지만, 숨을 참아가며 물질로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해녀의 물질과 거북·돌고래의 들숨 날숨 등 수중의 와일드 하모니를 보여준다. 해녀들의 바다에 대한 특별한 관념은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는 생태적 삶에도 순기능으로 작용한다. 모태의 바다엔 원시의 호흡이 있고, 해녀들의 바다밭에 대한 감사는 생명에 대한 존엄으로 이어지고 있다.

※ 이 영상은 [코리언지오그래픽-8편 숨비소리(2014년 11월 27일 방송)]입니다. 일부 내용이 현재와 다를 수 있으니 참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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