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1031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Xx27Ibm0OCY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무엇과 같을까?”
신학생 때 예수님의 시대와 우리의 시대를 비교하며 우리가 지닌 교회의 모습을 우리식 대로 바꾸어 보면 어떨까하는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곧 주님이 나누어 주신 빵은 밥이나 떡으로, 또 포도주는 막걸리 등으로 바꾸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무엇에 비길까?”
세상에 오신 주님의 생각을 엿보면 그분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람이 되셨다고 하는 것에 거듭되는 감사를 표하는 우리이지만 그래서 주님의 마음보다는 그냥 그분을 공경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에 조금 불편함이 느껴집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는 것은 경청의 모습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말씀 속 내용을 알아듣는 것인데 말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의 고민도 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하느님이다 사람이다 구분하지 말고 말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누룩과 같다.”
하느님의 나라를 설명하기 위해 주님이 선택하신 것은 겨자씨와 누룩이었습니다. 둘 다 눈에 보이지 않을만큼 작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겨자씨는 땅에 심겨져 엄청나게 자라나고, 누룩은 밀가루 서 말 속에서 엄청나게 반죽을 부풀어 오르게 만드는 이유가 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 소재는 정원을 가꾸는 사람이나 집에서 일하는 여인들에게 익숙한 소재입니다. 또한 그것은 주님이 계신 처지와도 상관이 있어보입니다. 당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이들에게 전하는 말씀이시기 때문입니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 넣었더니,”
아주 작은 것이지만 모든 것의 시작이 되는 것이 겨자씨와 누룩의 가치입니다. 우리에게 하느님 나라는 결국 ‘가야 하는 곳’처럼 여겨지고 세상이 끝나면 그 다음에 생각해야 하는 곳처럼 여겨지지만 주님은 그 시작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것에서 시작되고 또 땅이나 밀가루 속에 심겨져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십니다.
신학교에 입학할 때 심었던 손가락 두 마디의 느티나무가 몇 아름이 넘는 크기로 자라난 것에 감동하는 가을이면 주님이 하신 이 말씀이 더욱 살아나는 듯 느껴집니다. 정원에 겨자씨를 심어본 이라면, 또 가족을 위해 밀가루 반죽 속에 누룩을 넣어본 이들이 알아듣는 하느님 나라. 결국 그렇게 지금 우리의 하느님 나라는 시작되었고 자라고 있음을 알려주신 주님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너무 어렵게만 하느님을 전하고 믿으려 하는 우리는 이미 너무 과하게 지나친 상태는 아닌지 걱정됩니다.
0:00 오늘의 복음
1:10 "하느님의 나라는 무엇과 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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