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1004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ToS0xrFQbN0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오래전 아시시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성인의 흔적이 남은 곳곳을 돌아보게 되었는데 아주 재미있는 곳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곳은 성인이 태어나셨다는 곳이었는데 마구간이었습니다. 부유했던 가정이었지만 예수님을 본받고자 했던 어머니가 해산에 맞추어 마구간에서 성인을 낳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예수님을 본받고자 했던 어머니의 정성이 전해진 듯 회개한 프란치스코 성인의 삶은 그리스도를 향해 있었습니다. 우리는 성인을 ‘가난’이라는 단어로 기억하지만 사실 그의 모든 가난과 고행은 하나라도 더 주님을 본받기 위한 행동이었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그의 기쁨과 행동이 우리에겐 ‘가난’과 ‘고행’으로, 성인에게는 ‘그리스도’로 드러났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예수님을 따르겠다는 이의 고백에 주님은 당신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셨을 때 예언의 땅 베들레헴에는 하느님을 모실 사람의 자리가 없었습니다. 주님이 마구간에 태어났다는 것을 우리는 ‘겸손’등의 단어로 표현하지만 우리는 한 생명의 탄생을 맞이할 방 한 칸을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다들 내 앞가림이 급했고 남의 사정을 귀하게 여길 틈이 없었던 겁니다. 주님이 우리 안에 계실 때 주님은 늘 그런 자리에 머무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안에서 그 틈과 방 한 칸을 우리가 만들 수 있도록 가르치셨습니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당연히 그 날 그 때 그 아기가 주님인 줄 알았더라면 그렇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주님이 이 세상에 오셨다는 의미는 우리가 마련한 임금의 자리나 메시아를 위한 심판관의 자리를 말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에게 그리고 하느님 나라에 우리는 한 사람의 동일하고 고귀한 가치를 지니기에 주님이 세상에 오셨을 때도 그 한 사람으로 오신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 안에서 당신의 삶이 시작되었기에 주님은 그 자리를 바꾸려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당신의 자리가 아닌 사람들 사이에 필요한 그 사랑의 자리가 필요해서 주님은 한사코 자신의 사정을 봐달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이리 모질게 말씀하셨는지도 모릅니다. 우리에게 하느님은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이니까 말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1:37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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