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 추녀

혼인성사만 무효로 선언됩니까? | 박희중 안드레아 신부님(가톨릭대학교 교회법대학원 교수)

松竹/김철이 2023. 9. 22. 09:44

혼인성사만 무효로 선언됩니까?

 

                                                        박희중 안드레아 신부님(가톨릭대학교 교회법대학원 교수)

 

 

아닙니다. 교구 법원의 무효 선언은 혼인뿐만 아 니라 다른 성사들에도 적용됩니다. 더욱이 혼인과 관 련하여 취소라는 용어가 적절하지 않은 것처럼, 마찬 가지로 다른 성사들과도 관련하여 부적절합니다.

 

혼인과 함께 더 명확하게 비유하기 위해 또 다른 성사인 성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혼인과 달리 성찬 례의 집전자는 “유효하게 수품된 사제”(제900조)입 니다. 어느 주일, 사람들이 성당에 갔지만 사제가 없 었습니다. 지나가던 사제가 공동체를 위한 미사 봉 헌을 위해 제대로 올라갑니다. 공동체는 함께 기도 하고, 훌륭한 성가를 부르고, 특별한 강론을 들으며, 모두가 성체를 모셨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신자들 은 미사의 은총을 받았다고 확신하며 떠났습니다.

 

2주가 지난 후에, 지나가며 미사를 거행했던 사제 가 가짜였음이 밝혀졌습니다. 주말에 성직자로 행동 하는 것을 즐기는 홍길동이라는 남자였습니다. 홍길 동은, 그의 미사 거행에 대해 교회법에 따라 엄격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심지어 파문까지 당할 수 있 습니다.(「교회법」 제1378조 참조)

 

홍길동의 속임수가 공개되었으니, 가톨릭교회는 그의 미사 봉헌이 무효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할 수 있습니다. 『가톨릭교회교리서』 제1411항에는 다음 과 같이 주장합니다.

 

“유효하게 성품을 받은 사제들만이 성찬례를 집 전할 자격이 있고, 주님의 몸과 피로 변화되도록 빵 과 포도주를 축성할 수 있다.”

 

그날 미사에서 추정된 것은, 빵과 포도주는 그리 스도의 몸과 피가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 빵과 포도주는 그날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 다. 그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은 성체를 모셨다고 생 각하였지만, 그 미사에는 성체성사의 효과가 없었습 니다. 성찬 봉헌은 무효로 선언됩니다. 그렇다고 해 서 그것은 성체성사를 취소하는 문제는 아닙니다.

 

두 가지 성사(혼인과 성찬례)를 고려하면 취소라 는 용어가 적절하지 않은 이유를 더 잘 이해하고 표 현할 수 있습니다. 그 미사에 사람들이 모여 기도했 습니다. 그들은 성사에서 은총을 받았습니다. 신자 들은 가짜 사제 홍길동의 강론에 자극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신자들은 분명히 하느님의 은총을 받았습 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기도를 들으셨습니다. 가 톨릭교회가 주장하는 것은, 그 미사 거행에서 성체 성사의 효과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미 사 주례자가 성품성사를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혼인성사의 집전자는 사제가 아니라 신랑 과 신부입니다. 마찬가지로, 혼인 무효 선언은 일방 또는 양 당사자가 좋은 의도로 혼인을 맺었다는 사 실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서로를 사 랑했을 것이고 희망과 꿈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하 느님의 은총으로 살았습니다. 좋은 일이 있었고 나 쁜 일도 있었습니다. 그들의 결합으로 자녀들이 태 어난다면, 이들은 법에 따라 합법적인 자녀들입니다.

 

혼인 무효 선언은 혼인 유대가 그날 성립되지 않 는다고 선언할 뿐입니다. 유효한 성사적 혼인이 성 립되지 않았음을 선언한 것입니다.

 

집전자 중 한 사람 또는 두 사람의 합의에 결함이 있었을 수 있습니다. 합의가 합법적으로 표현되지 않았습니다. 또는 법에 따라 한쪽 또는 양쪽 당사자 가 합의를 교환할 수 없었을 수 있습니다. 각각의 경 우 혼인에 대한 교구 법원(032-765-6969)의 판결 은 무효 선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