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 추녀

세례성사와 교회법 (2) | 최진우 아드리아노 신부님(명례성지)

松竹/김철이 2023. 9. 28. 14:45

세례성사와 교회법 (2)

 

                                             최진우 아드리아노 신부님(명례성지)

 

 

Q 개신교회에서 받은 세례도 유효한가요?

 

교회법에서는 “비가톨릭교회 공동체에서 세례 받은 이들은 조건부로 세례 받지 아니하여야 한다. 다만 그 세례 수여 때에 사용한 재료(질료)와 말의 형식을 조사하고 또한 세례 받은 어른 본인과 세례 준 교역자의 의향을 검토한 후 세례의 유효성에 대하여 의심할 만한 중대한 이유가 있으면 그러하지 아니하다.”(869조 2항)라고 말합니다. 즉, 비가톨릭교회인 정교회, 성공회, 개신교회에서 받은 세례도 가톨릭교회에서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세례성사로 인정합니다. 


다만 그 세례가 수여될 때에 사용한 재료와 말의 형식을 조사하여 유효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그렇습니다. 세례 때에 사용되는 재료는 물입니다. 깨끗한 자연수를 축복하여 물에 담그거나 물을 부음으로써 수여되는데 부득이한 경우 축복은 생략될 수 있습니다.(853~854조) 자연수는 수돗물, 생수, 샘물, 강물, 바닷물, 빗물 등을 의미하며 포도주, 술, 우유, 커피, 차 등 순수하지 않은 물로 세례를 받았거나 물로 세례를 받지 않았다면 유효하지 않습니다.  


말의 형식은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에게 세례를 줍니다.”라는 형식으로 수여되어야 합니다. 세례성사의 효력은 세례를 베푼 사람의 능력이 아니라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의 형식이 아니라면 세례는 유효하지 않습니다. 간혹 가톨릭교회에서도 말의 형식을 변형시켜 세례를 수여하는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면 “우리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당신에게 세례를 줍니다.” 또는 “나는 창조주와 구세주와 성화주의 이름으로 당신에게 세례를 줍니다.” 등의 형태로 세례를 받았다면 말의 형식을 변형시켜 생기는 교리의 오류로 인해 세례는 유효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세례를 다시 받아야 합니다.(2008년, 2020년 교황청 신앙교리성의 ‘세례성사의 유효성’질문의 답서 참고)

 

Q 개신교 신자가 가톨릭으로 개종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비가톨릭교회에서 유효한 세례를 받았다면 원칙적으로는 가톨릭에서 다시 세례를 받을 필요가 없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나 다양한 개신교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세례의 유효성을 조사하여야 합니다. 우선 정교회와 성공회는 가톨릭과 세례성사의 재료와 형식이 일치하기에 이들 교회에서 받은 세례는 증명서나 사진이나 본인의 증언으로도 유효합니다. 다른 개신교회에서는 세례성사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거나, 인정한다 하더라도 교역자가 세례성사를 올바로 집전하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세례의 유효성이 의심됩니다.(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59조 참고) 


따라서 세례의 유효성을 인정받지 못한 경우, 교리 교육과 보충 예식(세례명, 도유 등)을 통하여 조건부 세례를 줍니다. 또한 유효한 세례를 받은 개신교 신자나 정교회, 성공회 신자가 천주교에 입교할 경우 성체성사와 고해성사를 포함한 가톨릭 신자로서 알아야 할 교리 교육을 충분히 받고 「어른 입교 예식」에 규정된 ‘일치 예식’을 거행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