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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820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3. 8. 20. 07:59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820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MwPqgvVa_Zc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20주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저 여자를 돌려보내십시오.”
 
예수님을 향해 한 여인이 소리를 치며 청을 합니다. 몇 번이고 주님을 향해 고함에 가까운 소리를 지릅니다. 그러나 주님은 못들으신 척 길을 가십니다. 제자들은 여인과 주님을 번갈아 보며 결국 주님께 그 여인을 돌려 보내시라 청합니다. 주님의 태도는 그녀를 애써 외면하고 계심을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 여자를 돌려보내십시오.”

이 여인은 가나안 부인입니다. 이스라엘 사람이 아닌 그것도 여인이어서 주님은 그녀를 외면합니다. 그러나 제자들로 인해 그녀에게 말을 건네야 할 때 주님은 냉정하게 그녀와 주님이 관계 없다고 선언하십니다.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

지금 우리에게 예수님은 인류의 구원을 위해 오신 메시아로 이해되지만 정작 복음 속에 등장하는 예수님은 분명한 이스라엘 사람이셨습니다. 그래서 가끔 등장하는 이방인들의 존재는 이스라엘 사람들과 비교되는 가치로 등장하곤 합니다. 예수님은 이스라엘 사람으로서 사마리아인들과 교류하시는 등 특별한 모습도 보이시지만 그럼에도 이방인들은 주님에게 우선되는 가치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럼에도 주님께 매달리는 여인에게 더욱 냉정하게 이야기하십니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도움과 보호를 받은 것에 대해 가지는 자부심은 대단합니다. 식민지였던 예수님의 시대는 물론이고 이후 예루살렘이 망하고 천년 넘어 방황하던 시대에도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신들의 정통성을 지켜왔습니다. 그런 이들이기에 예수님의 이야기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표현이었고, 이방인들에게는 그들을 소외시키는 편견이 가득한 이야기입니다.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 자리에는 이스라엘이나 이방인이 아닌 어머니가 존재합니다. 이 부인은 예수님의 이야기를 무조건 긍정하며 자신이 강아지와 같은 존재가 됨을 피하거나 거절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가치를 얻기 위해 그녀는 모든 것을 이미 포기한 상태처럼 보입니다. 자존심도 또 분노도 보이지 않는 이 여인의 이야기는 어머니의 간절함만 남아 있습니다.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빵 부스러기도 부족함이 없다는 이 어머니는 딸을 위해 모든 것을 각오하고 있는 굳은 상태입니다. 서로가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처음보는 사람에게 청을 해야 하기에 이 어머니가 예수님 앞에 온 것은 어떤 ‘가능성’ 때문이 아니라 ‘확신’이었습니다. 그분은 분명 딸을 구해주실 수 있다는 것 하나에 모든 것을 걸고 자신이 당하는 수모는 각오를 넘어 수용할 수도 있는 존재. 어머니는 그런 존재입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우리가 말하는 믿음이란 또 무엇입니까? 그것은 우리가 하느님이 만드신 그분을 닮은 존재임을 아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의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이고 또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것이 그 완전함에 도달하는 하느님이 주신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사는 것입니다. 

이 어머니는 딸을 위해 이미 그 모든 것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주님은 그래서 더 이상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이 어머니의 그 말마디가 이미 하느님의 마음을 열어 버렸음을 느끼셨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복된 이 어머니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길 바랍니다. 

“바로 그 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 



0:00 오늘의 복음
1:46 "저 여자를 돌려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