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시묘살이

松竹/김철이 2023. 8. 13. 16:18

시묘살이

 

                                松竹 김철이

 

 

부모님 이별한 지

이십여 년

모습과 표정은 봄날 아지랑인데

이름은 영혼 속 껌딱지

지워질 줄 모르더라

 

이승과 저승의 거리

몇 리나 되길래

내 아비 내 어미는

밤이면 밤마다 밤마실 오가실까.

 

허리도 굽지 않았고

머리엔 서리도 내리지 않았네

반백이 넘은 날 보고

아들자식이라 부르니

내 아비 내 어미 계부 계모인 줄 알겠네

 

그래도 좋소이다,

살아생전 효도 못 한 아들자식

저승 가는 그날까지

영혼 속에 초막 짓고 시묘살이할 터이니

밤길 조심 하사 찾아오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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