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묘살이
松竹 김철이
부모님 이별한 지
이십여 년
모습과 표정은 봄날 아지랑인데
이름은 영혼 속 껌딱지
지워질 줄 모르더라
이승과 저승의 거리
몇 리나 되길래
내 아비 내 어미는
밤이면 밤마다 밤마실 오가실까.
허리도 굽지 않았고
머리엔 서리도 내리지 않았네
반백이 넘은 날 보고
아들자식이라 부르니
내 아비 내 어미 계부 계모인 줄 알겠네
그래도 좋소이다,
살아생전 효도 못 한 아들자식
저승 가는 그날까지
영혼 속에 초막 짓고 시묘살이할 터이니
밤길 조심 하사 찾아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