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807 오늘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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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18주간 월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그것들을 이리 가져오너라.”
‘사랑’이라는 단어의 좋음을 모르는 이들은 없습니다. 아무리 악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조차도 사랑하는 이가 있고, 그 사랑의 가치를 모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우리에게 가장 아쉬운 것도 또한 사랑입니다. 그 사랑이 자신을 향하면 사람은 언제나 목말라하고 모든 사랑에 주저하게 됩니다. 자신에게 채워질 사랑이 급하기에 그는 사랑할 기회도 놓쳐버리고 외면하기도 합니다.
불과 몇 십년 전, 우리는 굶주림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은 처지였고, 그 기억 때문에 자식들에게 대물림을 끊기 위해 어떤 수고라도 감당하던 이들이었습니다. 자신을 포기하며 애를 썼던 가치가 바로 ‘사랑’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그 사랑을 모두 자신을 위한 가치로 전환시켰습니다. 곧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것의 열쇠인 듯 표현하고 이는 그리스도인들 중 많은 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에서 유달리 마음에 걸리는 표현은 예수님이 아닌 제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여기는 외딴 곳이고 시간도 이미 지났습니다. 그러니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거리를 사게 하십시오.”
제자들의 이야기는 지금의 기준으로는 지혜로운 말입니다. 자신들이 가진 것도 없는데 아무리 나눔이 좋고 사랑이 좋아도 ‘정도’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주님은 하실만큼 사람들에게 하셨고, 그 이상을 하시는 것은 그리 현명한 생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만큼의 여유가 있으리라 짐작되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들을 보낼 필요가 없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예수님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으십니다. 그들이 가진 것과 상황을 고려하지 말고 그저 우리가 가진 것을 내어 놓으라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의 이야기에는 현명함도 지혜도 또 설득력도 있지만 주님의 말씀에는 그저 ‘사랑’만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제자들에게서 가진 것을 모두 빼앗아 버리십니다.
“그것들을 이리 가져오너라.”
결국 빵도 물고기도 사람들의 차지가 됩니다. 우리가 주저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신을 위할 때 주님의 말씀은 변함없이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그러니 그분이 가져오라 하시기 전에 우리가 그분처럼 마음을 써야 할 것입니다. 늦지 않게 말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1:59 "그것들을 이리 가져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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