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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709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3. 7. 9. 07:46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709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DxXiMUhpWTE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14주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하느님을 믿는 이들에게 하느님과의 관계는 가장 소중한 가치입니다. 하느님을 우리가 어떤 분으로 알고 있는가는 우리 신앙생활의 거의 모든 것을 좌우하게 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에는 모두가 동일한 표현을 하지만 사실 그 이전에 하느님을 어떻게 느끼는가가 우리에게는 더욱 근본이고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구원을 이야기하고 하늘나라를 이야기하지만 그 주인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분이고 칼날 같은 심판의 주인공이시라면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기쁨’이라는 표현보다는 ‘다행’ 혹은 ‘안심’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릅니다.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예수님은 아버지께 드리는 기도에서 하느님께서 당신을 보내신 이유를 헤아리는 아들의 속마음을 들려주십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지금 들어도 충격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의 기준이 드러나고 그를 통해 하느님을 알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이 향하는 것은 하느님에 대한 부분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그 기준으로 사람들을 가르치는 이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입니다. 그리고 주님은 자주 그들을 ‘위선자’라고 표현하셨습니다. 그들이 가르침과 삶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인데 오늘 이야기까지 함께 이해하면 그들의 이 차이는 그들이 알고 있는 하느님에 대한 내용이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같은 말을 하지만 그 내용을 헤아리지 못하고 잘못 알고 있기에 그들의 삶의 내용도 방향도 뒤틀려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이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내용이 오히려 철부지들은 이해할 수 있다는 표현 때문입니다. 철부지들은 지혜와 슬기로움의 주인공들에게 늘 평가되고 판단 받는 이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곧 예수님이 오셔서 함께 지낸 이들은 철부지와 같은 이들인데 그들에게는 하느님의 뜻이 올바로 전해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곧 우리가 생각하는 기준, 상식, 지식 등의 모든 것이 일시에 무너지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그럴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 수준에서는 하느님의 뜻은 고귀하지만 그렇다고 어려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뜻합니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것이기에 오히려 무조건 무겁고 엄격하게 하느님 말씀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이들은 눈이 가려진 상태가 될 수도 있다는 말도 가능합니다. 

진짜 어려움이 아니라 그들의 편견이 하느님의 뜻을 그렇게 만들어 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예수님은 아버지의 뜻을 ‘선하신 뜻’이라고 표현하십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오셔서 철부지와 같은 이들과의 삶에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읽으신 것입니다. 하느님이 사랑하신다는 것은 ‘조건과 기준에 맞는 선별된 이’를 사랑하신다는 뜻이 아니라 모든 이들, 곧 철부지와 같은 이들까지도 잃지 않으시려는 뜻을 아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작은 이들이 하느님을 알아듣고 선하게 살려고 애를 쓰려는 것에서 예수님은 아버지의 뜻을 확실히 알고 감탄하며 기뻐하고 계시는 중입니다.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예수님은 당신의 가르침과 삶으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여전히 우리는 주님처럼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손사래를 치곤 하지만 이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지혜와 슬기롭다는 이들이 헤아린 하느님을 예수님과 혼동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분명합니다. 주님은 당신의 멍에를 메고 당신에게 배우라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곧 예수님의 삶을 함께 하자는 것인데, 그분의 삶이 철부지와 같은 이들 안에서 기쁜 삶이었으니 그 비결을 배우는 것은 꽤 가치 있는 듯 보입니다. 힘이 드는 것도 지나칠 정도의 열심히 필요한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쉽고 즐거운 하느님 안에서의 삶이 주님의 멍에요 짐입니다. 

하느님을 믿는 이라면 한 번 자신을 투자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님이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의 것이 아니라 철부지들과 같은 이들의 것으로 초대하시는데 우리가 어렵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좀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턱대고 어렵고 비싸다면 더 좋아하는 우리이지만 말입니다. 선택은 자유지만 걱정스러운 것은 하늘나라를 두고 쉽다고 말씀하시는 진짜 하느님의 말씀과 어렵다고 말하는 이들 사이에서 그 어려운 길을 따라가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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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