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705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ErC76zX8BfE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신심미사 오늘의 말씀입니다.
“걱정하지 마라.”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이 땅의 모든 성직자들의 수호성인이신 신부님을 생각하며 우리가 이 땅에서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첫 번째 사제라는 의미는 순서의 의미 이상의 가치를 지닙니다. 곧 이 땅에 복음이 전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확실하게 되고 교회의 인정을 비로소 얻게 된 것이 김대건 신부님의 서품이 지닌 의미입니다. 그래서 신부님의 탄생은 우리 교회에 있어서도 기쁨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하지만 신분제도를 통해 차별의 세상을 살던 세상에 하느님을 믿는 것은 신앙의 핵심부터 현실적인 삶에 있어서 반대 받을 수밖에 없는 가치였습니다. 새로운 것이 아니라 잘못된 가르침으로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는 가르침에 글을 쥐고 있던 사회의 지도층에 맞서기에 이 신앙의 초기 사람들은 대응할 방법이 거의 전무했습니다. 신부님은 아까운 배움이라도 살려보고자 했지만 대부분의 순교자들은 자기 증언의 기회를 얻기도 힘든 처지였습니다.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그럼에도 우리 순교자들은 목숨을 바치고 신앙을 지킵니다. 배움도 없고 신분도 부족했던 이들 역시 모두 한 믿음을 고백하며 나라님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신앙을 자랑하며 오히려 그 믿음을 권하며 죽었다 합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그것이 오늘 복음 말씀의 해답입니다. 우리는 지식을 걱정할지도 모르지만 신앙은 원래부터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문제였기에 삶을 사는 이들에게 하느님은 우리 모두가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이 하느님, 곧 모든 것의 근본 가치라는 것을 알았고 또 그렇게 사는 이들이었기에 그들은 목숨을 잃어도 포기할 수 없었던 겁니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순교자의 후손임을 자랑하는 우리는 그들의 죽음이 아닌 삶을 자랑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사는 것은 배움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의 진리이고 우리의 근본이기에 배우지 않아도 지식의 글을 읽지 않아도 알 수 있고 당장 살 수 있는 가치입니다. 그래서 이 땅에 전해진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종교가 아닌 ‘삶’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죽음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복음 속 주인공을 선조로 두고 있는 우리는 그들의 신앙을 되살려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삶이 아니면 풀리지 않는 숙제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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