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
김철이 비안네
기나긴 겨울
내내
알몸으로 동장군 칼바람 몸소 맞으며
꿋꿋이 섰던
나뭇가지 메마름에
연초록빛 작디작은 새싹들이
몰래몰래 고개를 내민다.
한자리
가만히 멈추어 있는 듯
조용히 때를 기다리는 듯
앙증맞고
곰살맞은 가녀린 초목들
하룻밤을 살고
또 하룻낮을 살고 지고 살고 지고
갓난쟁이 옹알이 자라듯
조붓조붓 새 생명을 피운다.
조심성 많고
참을성 많은 명의 힘을
조심조심 몸소 보여준다.
세상이여 보라
봄마다
새롭게 되살
그 임의 드높은 계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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