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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20230521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3. 5. 21. 08:32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20230521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5caZS1uY274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주님 승천 대축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세상에는 수많은 이별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모든 이별은 우리에게 슬픈 경험입니다. 어떤 이별은 그 큰 목적이 있다는 설명을 하더라도 아쉽고 힘든 일임에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과 이 이별을 벌써 두 번이나 겪었습니다. 그 처음은 십자가에서 이루어졌고 또 한 번은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주님 승천입니다.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세상의 가치로 생각하면 예수님의 생애 중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이 이 승천의 선택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모든 것을 완전하게 했다 설명하는 우리지만 실제 그 순간은 부활 후 고작 40일이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제자들의 깨달음이나 준비가 완성되었다 말하기 힘든 시간을 알려주는 성경의 서글픈 구절 때문에도 이 결정이 과연 옳은가에 대해서는 할 말도 많고 아쉬움이 큽니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그야말로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한 믿음조차 온전하지 못한 제자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님의 마지막 말씀은 이루어집니다. 누구 하나 선뜻 주님이 믿고 맡길만한 이가 보이지 않는데도 주님은 당신의 마지막 말씀을 주저 없이 하십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주님이 대책 없는 분이라는 것은 알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긴 십자가의 죽음 역시도 하루 만에 일어난 순식간의 사건이었지만 그럼에도 부활이 있어서 우리는 근심이 기쁨으로 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승천은 주님께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게 되는 기약 없는 이별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눈에 보이는 주님을 바라는 이들이 있는 것을 생각하면 주님은 너무 단호하십니다. 그렇게 주님의 선택은 모든 것에 있어서 무모한 듯 이루어졌고 순식간에 이루어졌습니다. 그 산에서 주님은 모든 것을 제자들에게 맡기시고 올라가셨습니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주님은 당신이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고 말씀하셨지만 나약하고 주저함에 자신 없는 제자들이었습니다. 심지어 사람들에게 놀림감이 되기에 쉬운 이들이었기에 불안함은 더욱 배가 되었습니다. 이런 이들이 초대교회의 사람들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이라면 더욱 말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참 고집스런 분이십니다. 결정하신대로 끝내 하늘로 오르셨고 제자들은 그 자리에 남았습니다. 뭐하나 고쳐진 것 없이 보이는 그 모습 그대로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쁜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주님은 또 당신 고집대로 당신 말씀을 실천하셨습니다. 주님은 성령을 보내주셨고 남겨진 제자들은 성령 안에서 당신을 기억하고 주님이 하셨던 모든 것을 스스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들 안에서 스승을 닮은 이들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감당할 수 없었던 보잘 것 없었던 제자들이지만 그들은 놀라운 용기로 사람들 앞에서 부끄러운 자신들을 알면서도 복음을 전했고 살았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모범으로 삼는 초대교회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당신 말씀대로 그 때의 제자들과 또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하시고 계십니다. 주님은 참으로 사랑이십니다. 우리의 기준과 주님의 기준은 너무나 다르십니다. 그리고 그 기준은 사랑입니다. 말 그대로 진짜 사랑입니다. 주님의 승천은 주님이 선택하신 사랑의 최고 방식이었습니다.

십자가는 세상의 거짓을 드러내었지만 주님의 승천은 하느님의 진짜 사랑을 드러내는 사건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부족함을 이유로 계속 미룰 이유는 없다는 것을 우리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는 아무런 이유가 되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1:06 "보라, 내가 세상 끝 날싸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