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20230312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zqQaUlz1a-M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사순 제3주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
사람이 되어 우리에게 오신 하느님. 그럼에도 분명히 예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셨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지만 그런 세상을 존중해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은 망쳐버린 세상을 없애버리려 하신 적도 있지만 당신의 사랑을 거두지 못하시고 죄에 시달리는 세상이라도 회복되기를 바라시며 마지막까지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당신 아들을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그 방식은 야곱이라는 사회적으로는 미성숙한 욕심쟁이 한 사람을 선택하심으로부터 신중하셨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에게 이스라엘이라고 불리는 이 민족은 사실 한 사람을 나타냅니다. 완전한 사람이 아닌 욕심 많고 꾀도 많았던 야곱입니다.
“사마리아 여자”
그래서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선택을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 적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후손 역시 어떤 이유로든 분열을 반복했습니다. 아브라함의 자손이면서도 형 에사오를 속여 자신의 권리를 가진 조상을 닮은 이스라엘은 여러 이유로 분열된 채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데 익숙한 호전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주곤 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을 지키시며 그런 야곱을 이스라엘이 되게 하시고 한 민족으로 모든 민족의 본보기가 되게 하셨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생긴 비극적인 곳이 ‘사마리아’입니다. 같은 핏줄이지만 인정하지 않았고 원수보다 못한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계속 이 사마리아에 미련있는 듯 이곳을 들리실 때가 많습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사마리아의 지역에서 한 여인 앞에 서 계신 주님은 말을 건네시며 부탁하십니다.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
“선생님은 어떻게 유다 사람이시면서 사마리아 여자인 저에게 마실 물을 청하십니까?”
이스라엘이 빚어낸 비극 사이에 서 계신 예수님이시지만 그분에게는 이런 구분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사마리아는 주님이 마지막 시간에도 꼭 들리시려고 하셨던 아픈 가시같은 자녀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그녀에게도 같은 하느님이심을 직접 알려주십니다.
“너에게 말하는 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그에게 청하고 그는 너에게 생수를 주었을 것이다.”
주님은 당신이 주실 생명의 물을 이야기하십니다. 사마리아에 큰 은혜를 베푼 야곱의 우물을 이야기하는 여인에게 영원히 목마르지 않은 물을 이야기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이스라엘을 넘어 모든 세상을 향해 하시는 예수님의 구원 선포를 보여줍니다.
“여인아, 내 말을 믿어라. 너희가 이 산도 아니고 예루살렘도 아닌 곳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주님은 하느님께서 인간의 선택을 존중하심으로써 유다인을 통해 구원이 전해진다는 것을 분명히 하시며 당신이 유다인이심을 드러내시지만 그것은 시작일 뿐 하느님의 뜻은 하느님을 아는 모든 이가 구원을 얻게 되리라는 말씀을 전하십니다.
“너와 말하고 있는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2천년의 시간을 두고 있는 우리 역시 이방인들입니다. 우리는 유다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유다인 예수 그리스도께서 알려주신 하느님의 뜻은 처음부터 세상 모든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왔다는 것이고, 그것을 아는 이들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은 이미 채워진 생명의 물 안에 있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십니다. 주님의 성체를 모시고 주님이 우리에게 늘 함께 하고 생명을 주심을 아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기쁨으로 우리는 이 말씀을 확인하는 우리입니다.
이런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이스라엘은 결국 그런 구세주를 십자가에 희생시키면서 자신들의 모습을 세상에 드러냅니다. 그러나 이런 세상의 어리석음을 통해 부활을 이루시면서 하느님은 당신의 포기할 줄 모르는 사랑을 드러내셨고, 온 세상이 이 그리스도라는 구세주를 보며 우리가 구원에 이르는 우리 근본의 삶을 회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님은 진정한 샘이시며 그 물을 마시는 우리도 그분 생명을 함께 누리는 복된 자녀요 빛과 소금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0:00 오늘의 복음
6:05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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