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우리는 어디에 마음을 두고 있습니까?”|김효식 이냐시오 데 로욜라 신부님(옥계 본당 주임)

松竹/김철이 2023. 2. 27. 10:43

“우리는 어디에 마음을 두고 있습니까?”

 

                                                    김효식 이냐시오 데 로욜라 신부님(옥계 본당 주임)

 

 

살다 보면 내려놓아야 하건만 본인이 투자한 시간과 비용이 너무 아깝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성과를 기대하고, 드러내고 싶어 안달을 부리고 싶지요. 보다 잘해 나가는 자신의 존재를 입증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누가 알아봐 줄까요? 오히려 자신에게 다가와 사랑이 담긴 조그만 충고를

해 줄 때 감사하게 생각할 줄 모르고, 이리저리 감정이 뒤흔들리며 상대의 눈에 보일 정도로 굉장히

예민해져 있습니다. 상대가 이를 눈치 못 챌까요? 다 알아챕니다. 이를 보면 아시겠지만, 주님에게서

받는 영적인 성장이 아니라 세속에서 보이는 능력 존중에 심히 기울어진 마음을 본인 스스로가 표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향은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악마의 유혹에 쉽게 흔들릴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

다. 악마는 예수님에게 다가가 세속의 권위, 명예, 돈, 모든 것을 다 줄 테니 자기에게 다가오라고 꼬

십니다. 만약, 주님을 향한 굳은 믿음을 다지기에 앞서 눈에 보이는 것에 신경을 쓰고 있다면 마음이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결국, 하느님을 시험하게 만드는 악마의 질문에 스스로가 농락당

하고 죄를 범할 수밖에 없게 되는 상황이 그려지겠지요.

 

독서에서 ‘아담이 죄를 지어 이 세상에 죽음이 들어왔다.’ 고 하지요. 그렇다면 아담이 없었다면 죄

는 이 세상에 없었을까요? 아닙니다. 아담은 예수 그리스도를 강조하기 위한 하나의 전형적인 인물

일 뿐입니다. 아담은 원인 제공만 했을 뿐이요, 모든 사람이 죄를 짓고 살아갑니다. 죄를 짓지 않는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인간은 인간을 창조한 죄 없으신 하느님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를 위해 오히려 자신을 낮추어 다가오십니다. 낮추어 다가오시는 주님을 향해 우리는 어떻게 다

가서야 할까요?

 

특별히 오늘 예수님께서는 악마의 유혹에 성경 말씀으로 잘 대처해 나가는 상황을 보여 주십니다.

이는 주 하느님의 말씀이 삶을 살아가는 데 참으로 중요하지 않을 수 없음을 명시하시는 것입니다.

헛된 것에 마음을 뺏겨 곤란한 상황을 만들어 나가지 마십시오. 주 하느님의 말씀은 삶의 잘못된 점

을 살피고 삶의 올바른 방향성을 잡아 나아가기를 바라시는 주님의 사랑을 생각하게 이끕니다. 이것

이 낮추어 다가오시는 주님을 향한 우리의 올바른 태도라 여겨집니다. 말씀은 삶의 힘입니다. 이러한

중요한 핵심을 내어 주신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며, 오늘도 말씀 안에 담긴 사랑의 영양분을

잘 받아 모시고 살아가길 바랍니다.

 

“너희는 주 너희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분을 섬기며, 그분의 이름으로만 맹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