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20230108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FdXvBxTT5Y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주님 공현 대축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또 하나의 주님 성탄 대축일이라 불리는 이 날, 우리는 아기 예수님을 찾아 간 동방박사들을 기억합니다. 그렇게 구세주는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세상의 구세주로 나셨음을 말합니다. 하느님의 빛은 한 곳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모든 이를 하느님께로 이끄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하느님의 구세주가 세상에 찾아올 것을 알고 있었던 이스라엘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과 그 시간을 몰랐기에 기록된 글을 통해 많은 이들이 짐작했으나 모르는 것은 마찬가지의 시간을 수천년을 보낸 그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그들을 모두 놀라게 하는 말이 등장합니다. 예루살렘에서 터져나온 이방인들의 말은 그 소식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도착했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리고 구세주가 오셨다는 소식은 듣는 이에 따라서는 다른 의미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이방인들에게 그 별의 주인공은 어떤 분으로 여겨졌을까요? 영원함으로 이어지는 권한을 고백하고 고개를 숙였던 동방의 모든 왕들과 달리 하느님의 백성인 이스라엘 백성들은 달랐습니다. 역사 속 이스라엘의 최고 지도자는 이 별을 자신의 정적으로 여겼고 없애려 들었습니다. 수많은 아이들을 이 주인공으로 몰아 죽였지만 결국 그 별을 지우는데 30년이 걸렸습니다. 그럼에도 구세주가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기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은 경배를, 하느님의 백성은 오히려 죽음을 준비했던 겁니다.
“유다 땅 베들레헴아”
주님은 정말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탄생은 감춰졌습니다. 감추신 것이 아니라 세상이 그런 탄생을 기억하지도 보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는 이미 존귀한 탄생은 따로 있었고, 마굿간에서 태어난 아기의 존재는 믿을 이유도 관심을 기울일 이유도 없는 존재였습니다. 들의 목자들이나 믿을만한 탄생의 귀함이었을 뿐입니다. 그러니 현실의 구세주는 의미가 없었고, 귀찮음이거나 세상의 죄를 드러내는 해로운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공현의 뜻은 그래서 주님 탄생의 순수한 의미를 드러내는 잠시 짧은 등장일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다.”
동방박사들은 멀리서 별을 보며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별이 멈춘 자리에 섰습니다.
하늘에 뜬 별. 그 별에 분명 우리의 희망이 있다는 것만을 믿고 찾아 나선 이 다른 곳에서 출발한 이들은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신앙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본 적이 없다고 말하며 하느님의 뜻을 성경 속에만 혹은 이상적인 기도 속에만 묻어두려 한 것을 ‘있다고’ 믿고, 그것을 찾아 나선 길을 포기하지 않은 것처럼 이들의 시선에는 마굿간도 구유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이 순간 복음은 다시 한 번 시간을 거꾸로 흐르게 합니다. 이 때 예수님은 밭에 숨겨진 보물이고, 좋은 진주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평생을 찾아다닌 하느님의 뜻은 세상 밖이 아니라 세상 안, 지나가는 길 어느 곳에 존재한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세상에 구세주로 드러나신 순간들은 언제나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누구도 알 수 없을 평범함에 감추어진 주님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겐 이 동방박사들의 신념과 실천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러나 그들처럼 힘겹지는 않을 겁니다. 이미 예수님이 그 모든 것을 다 보여주셨으니까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 삶 속에 있는 이 소중한 보물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주님의 탄생을 기뻐하는 오늘입니다. 아무리 보아도 달라지지 않은 구유 속 아기의 진실처럼 새로 시작된 한 해 살이에 우리가 가져야 할 희망도 같다는 것 역시 기억했으면 합니다.
0:00 오늘의 복음
2:19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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