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호 빈첸시오 신부님|20220807 오늘의 말씀

정 호 빈첸시오 신부님|20220807 오늘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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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부산교구 괴정성당 연중 제19주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너희들 작은 양 떼야, 두려워하지 마라.”

 

주님이 보시기에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요? 하느님을 알아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깨닫고 살아가는 우리는 자신을 잊고 모든 것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해 사랑하는 존재가 됩니다. 그것이 하느님의 백성의 모습입니다. 곧 신자라고 불리는 우리는 그리스도를 따라 살며 세상의 가치를 하느님의 뜻대로 이루어지는 세상이 되게 하려 우리 역시 그 일부가 되려 노력하고 애를 씁니다. 누군가에겐 잘 산다는 표현이 욕망의 충족이라면 우리에겐 사랑하는 것이 그 최고의 방식이고 목표입니다.

 

“너희는 가진 것을 팔아 자선을 베풀어라.”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 그리고 산다는 것은 그래서 우리를 더 큰 성공으로 이끌어 가지 않습니다. 우리의 희생과 사랑은 그 자체로 누군가를 위해서 내 것이 사라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기에 그 댓가로 하느님이 더 큰 것을 주신다고 생각하는 것은 처음부터 그 일을 하는 의도가 틀렸음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우리에겐 이 표현이 가장 어울리는 표현입니다. “너희들 작은 양 떼야.”

 

“너희 자신을 위하여 해지지 않는 돈주머니와 축나지 않는 보물을 하늘에 마련하여라.”

 

어떻게 해도 이 세상 삶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이 말씀은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현실에서 선택하기 몹시 힘든 말씀입니다. 아무리 구원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하여 나를 죽이고 작게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가기에도 벅찬 삶에서 그런 못난 선택을 당연하게 그것도 기쁘게 할 수 있을까를 놓고 한 번쯤 생각한다면 누구도 쉽다고 말하지 못할 겁니다.

 

“사실 너희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

 

주님은 이런 선택이 마치 주인을 기다리는 종의 마음을 지녀야 한다고 설명하십니다. 곧 나에게 많은 것을 맡기고 나를 신뢰해 주는 주인에 대한 감사와 사랑이 있어야 밤 늦게, 아니 새벽을 지켜서라도 깨어 기다리는 마음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언제 올지 모른다는 표현은 사람을 긴장하게도 만들지만, 한 편으로는 꼭 온다는 간절한 기다림의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주님에 대한 기다림은 그런 좋은 주인을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충실한 종의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 기다림의 신앙생활은 우리에게 기쁨을 줍니다.

 

이 기다림은 그냥 하염없는 기다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를 약속하신 주님의 말씀을 굳게 믿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바로 주인이 맡긴, 곧 주인의 일입니다. 우리는 봉사로서 다스리고, 하느님을 세상에 증언하며, 세상을 위해 기도하며 주인을 기다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곧 우리는 그리스도가 하셨던 삶을 따라 우리 각자의 처지에서 이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겐 아직 하느님을 잘 모르는 이들보다 더 큰 의무가 주어집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의무가 무겁거나 힘든 것은 아닙니다. 사랑에서 나오는 모든 것은 그 무게와 난이도를 따지지 않으니 우리는 최선으로 최고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기쁜 마음의 기다림, 깨달음 속에 즐거움이 함께 하는 신앙생활이었으면 좋겠습니다.

 

 

0:00 오늘의 복음

3:07 “너희들 작은 양 떼야, 두려워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