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호 빈첸시오 신부님|20220806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6YhVaH4nbTw&t=3s
천주교 부산교구 괴정성당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영광에 싸여 나타난 그들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을 말하고 있었다.”
주님의 영광스런 변모 축일입니다. 산 위에서 영광스럽게 변하신 주님의 모습은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주님의 원래 모습을 보여주시는 듯 느껴지는 주님의 화려함과 거룩함을 꾸며주는 것은 그 때 나타난 구약의 두 인물, 곧 모세와 엘리야였습니다. 이스라엘 전체와 당신의 일을 상의하시는 그 옛날 하느님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
우리는 그런 주님의 모습에서 우리 부활의 모습을 찾기도 하고 예수님의 생애를 기억하는 묵주기도의 한 부분으로 새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사건은 주님 생애에는 누군가의 비밀로 묻혔던 사건입니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침묵 하도록 하셨고 제자들은 모두 입을 닫았으므로 이 사건이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하는 사건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주님이 이 사건을 통해 드러난 당신의 모습을 감추려 하신 이유를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도 헤아려봅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을 말하고 있었다.”
예수님은 당신의 모습이 아닌 모세와 엘리야를 만나시기 위해 산에 오르셨음이 드러납니다. 예수님은 그들과 당신이 겪으실 일을 이야기하십니다. 죄를 심판함으로써 경고로 삼고 백성들을 구하는 방식이 아닌 당신을 희생하셔서 우리에게 구원의 길을 열어주시려는 예수님의 의지를 당신이 사랑했던 선지자와 예언자에게 이야기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인 셈입니다. 그러므로 눈에 보이는 것과 그 속에 담긴 내용은 전혀 연결되지 않는 것이 이날 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주님의 화려한 모습에 정신을 잃어버립니다. 베드로의 감탄과 이야기는 그가 별 생각 없이 했다 하더라도 그의 진심이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기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우리들입니다. 혹시 그대로 주님이 거기에 머무르셨으면 우리의 구원도 하느님의 진리도 모두 묻혀 버렸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선택은 그래서 이번에도 산 위가 아닌 산 아래 사람들 사이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화려한 산 위의 주님보다 산 아래의 초라한 주님을 기뻐해야 합니다.
0:00 오늘의 복음
1:59 “영광에 싸여 나타난 그들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을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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