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디딤돌

최승정 신부님의 성서 백주간 2_[제1회 탈출기 개관]

松竹/김철이 2022. 3. 18. 01:05

최승정 신부님의 성서 백주간 2_[제1회 탈출기 개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tYAz9P1vUQ0&list=PLpB9z9SOeZQdswGt4lrFkNJw3NnXX0Mf8&index=33

 

 

 

 

 

탈출기는 구약성경 전체를 통해 가장 중요한 텍스트로 여겨진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구약성경이 "구약(舊約)"이라고 불릴 수 있는 이유가 바로 탈출기가 전하는 내용에 바탕하고 있기 때문이다. 탈출기는 바로 이스라엘 민족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사건인 출애급(이집트 탈출)의 역사와 시나이 계약에 대해 전하고 있다. 이 두 사건은 하느님에 대한 이스라엘의 원체험(Urerfahrung)인 동시에 이스라엘과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원계시 (Uroffenbarung)이기도 하기에, 탈출기는 (단지 한 민족의 역사라는 제한적 틀을 뛰어넘는) 하느님의 구원역사라는 보다 보편적 지평 위에서 읽혀져야 한다.

 

문학적 관점에서 탈출기를 읽는다면 크게 여섯 부분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1. 부르심 (1,1-6,27)

 

탈출 1,1-6,27을 시작하며 저자는 우선 창세기 후반부에서 파라오의 환대와 함께 이집트로 이주해 온 야곱과 그 아들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비참한 억압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환경에서 모세가 탄생하여 왜 미디안으로 도망가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곳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하느님을 만나 부르심을 받고, 다시 이집트로 돌아오게 되었는지를 서술한다. 그 마지막 부분에서 모세와 아론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따라 파라오에게 가서 하느님의 명령을 전하지만 파라오는 오히려 이스라엘 자손들에 대한 억압을 가중시킴으로써 그를 무시한다.

 

2. 탈출 / 해방 (6,28-13,16)

 

탈출 6,28-13,16, 하느님은 새로이 모세와 아론을 파라오에게 보낸다. 그리고 파라오에게 여러가지 표징과 기적들을 보여주지만 파라오는 이스라엘을 이집트로부터 내보내는 것을 거부한다. 결국 맏아들과 맏배의 죽음을 겪고 나서야 파라오는 이스라엘을 이집트로부터 나가게 한다. 탈출기의 저자는 이 부분에서 단지 사건 자체를 보도할 뿐만 아니라 그를 이스라엘의 축제와 제의적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3. 광야의 이스라엘 (13,17-18,27)

 

탈출 13,17-18,27, 이스라엘은 이집트로 떠나 광야로 나선다. 하지만 마음이 달라진 파라오가 그들을 쫓아오자 하느님은 마른땅을 만들어 이스라엘은 바다를 건너도록 하고, 이집트인들은 바다에 빠져죽게 되었다. 이 놀라운 사건은 모세의 노래와 미르얌의 노래를 통해 기억된다. 광야로 나선 이스라엘은 일단 파라오로부터 벗어나지만, 물과 식량이 부족하여 위기를 맞이한다. 하느님은 그들에게 마실 것과 먹을 것을 주셔서 다시 한번 구한다. 그리고 아말렉과의 전투에서도 하느님은 이스라엘을 돕는다. 마지막 부분에서 이트로가 모세를 찾아오고, 장인의 충고를 받아들여 모세는 재판관들을 세운다.

 

4. 시나이 계약 (19,1-24,11)

 

탈출 19,1-24,11에서 이스라엘은 드디어 시나이산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하느님은 모세를 통해 계약체결을 준비시키고, 십계명과 함께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이스라엘이 지켜야 할 계약의 규정들을 전한다. 이스라엘은 그 규정들을 받아들이고 계약이 체결된다.

 

5. 증언판 (24,12-32,35)

 

탈출 24,12-32,35에서 모세는 시나이산에 올라 40일을 지낸다. 그곳에서 모세는 앞선 규정들과는 차이가 나는 제의적 규정들에 대한 하느님의 말씀을 듣게 된다. 모세는 하느님이 새겨준 증언판을 들고 산을 내려오지만 금송아지를 보고 돌 판들을 깨버린다. 레위인들은 모세를 도와 죄지은 백성들을 죽이고, 모세는 하느님의 용서를 청한다.

 

6. 성막 (33,1-40,38)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출발을 명령한다. 모세는 시나이산으로 올라가 다시 계약을 맺고는 두 증언판과 함께 내려온다. 그리고 모세는 하느님과 함께 여정을 떠나기위해 성막과 그에 따르는 성물들을 만든다. 그리고 그 모든 제작이 완성되자 모세는 그것들을 축복하고 하느님께 봉헌한다.

 

탈출기의 전체적 줄거리와 흐름은 단순한 것처럼 보이지만 개개의 텍스트를 접하는 순간 탈출기가 그리 편안하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다. 다양한 신관에 바탕하고 있는 단편적 텍스트들이 전승적으로 묶이는 과정과 그 전승들이 모이고 편집되어 최종적으로 탈출기라는 하나의 완결된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을 정확하게 재구성하는 일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따라서 (오경 연구의 틀 안에서) 탈출기 연구가들의 새로운 이론과 가설들이 오늘날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