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 소녀의 꿈(1956)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qAbinoRZBnw
노래 이야기
‘거문고를 울려서 나는 교향악’이라는 아름다운 의미를 담고있는 이름의
주인공 ‘금사향’ 선배님. 본명은 ‘최영필’이었지만, 노래하는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 곱고 아름다운 목소리에 반한 작사가 ‘고려성’ 선생님이 지어준
예명이 바로 ‘금사향’이라는 이름이었는데요.
열아홉살 나이에 상공부 섬유국에서 영문 타이피스트로 일하던 소녀
‘최영필’은 평소에 노래하기를 좋아했고요.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1946년 ‘조선 13도 가수 선발대회’에서 1등을 하면서 가수의 길을 걷게 됩니다.
서울 중앙 방송국(현 KBS) 전속 가수 1기생으로 활동하면서 꾀꼬리같은
목소리로 ‘첫사랑’이라는 데뷔곡을 발표했는데요. 이때부터 ‘금사향’이라는 이름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목소리로 대중들의 마음에 각인되었죠.
그러다, 6.25전쟁이 발발하고, 전국이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들었을 때, 금사향 선배님은 여자가수임에도 불구하고 군예대에서
활동하면서 최전방까지 위문 공연을 펼쳤는데요. '위문 공연을 하다가
죽더라도 국가에 보상을 받지 않겠다'는 일종의 각서까지 쓰고서
군의 사기를 위해 목숨을 건 위문공연을 펼쳤고요. 아담하고 작은 체구였던 선배님은 작은 키를 보완하기 위해서 국내 여자가수 최초로 하이힐을 신고 전장의 무대를 누벼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선배님의 대표곡 중 손로원 선생님이 작사하고 박시춘 선생님이 작곡한 노래 '님 계신 전선'은 제주도 모슬포에 있던 육군 제1훈련소 군예대 활동
당시에 취입했던 노래였고요. 금사향 선배님 최고의 히트곡인
‘홍콩 아가씨’는 피난시절이었던 1954년, 부산에 설립된 도미도 레코드사를 통해서 취입한 노래로 경쾌한 멜로디의 ‘홍콩아가씨’는 전쟁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아픔을 잊게 해준 노래였는데요. 금사향 선배님은 한국전쟁 당시 위문 공연을 다닌 공훈을 인정받아 후일에 국가유공자로 선정됐으며,
이 공로로 2012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으셨죠.
금사향 선배님의 목소리는 ‘증류수같은 목소리’라는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만큼 맑고 깨끗한 미성이 듣는 이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준다는 의미였는데요. 그렇게 맑고 아름다운 금사향 선배님의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난 노래 중에 한 곡은 바로 ‘소녀의 꿈’일 겁니다.
1956년에 발표된 ‘소녀의 꿈’은 손석우 선생님이 작사, 작곡한 노래인데요. 손석우 선생님은 ‘청실홍실’ ‘나 하나의 사랑’ ‘꿈은 사라지고’ ‘나는 가야지’ ‘검은 장갑’ 등의 노래처럼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노래를 탄생시킨 전설적인 분이시죠. 특히, 손석우 선생님이 작사작곡한 노래 '노오란 셔쓰의 사나이'는 1960년대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도 인기를 끌었고요. 프랑스의 샹송가수 ‘이베트 지로’가 우리말로 취입해서 ‘손석우 선생님’은 우리나라 가요사에서 한류1호 작곡가로 평가받는데요.
‘소녀의 꿈’ 역시 손석우 선생님의 곡답게 곱고 아름다운 가사와 멜로디가
마치 가요의 범주를 벗어나서 가곡의 경지를 넘나드는 감동을 전해줍니다.
“저 산 저 멀리 저 언덕에는
무슨 꽃잎이 피어있을까
밤이 오면은 해가 지면은
꽃은 외로워 울지 않을까
에야호 에이야호 에야호 에이야호
나비와 같이 훨훨 날아서
나는 가고파 헤이야호
저 산 저 멀리 저 언덕에는
산새 정답게 지저귀겠지
피리 불면서 노래 부르며
나도 즐겁게 같이 놀고파
에야호 에이야호 에야호 에이야호
푸른 하늘에 날개를 펴고
나는 가고파 헤이야호
저 산 저 멀리 저 언덕에는
누가 사는지 찾아가고파
그림책 속에 왕자님같이
젊고 씩씩한 님이 살겠지
에야호 에이야호 에야호 에이야호
금빛 찬란한 마차를 타고
나는 가고파 헤이야호 ”
봄날과 잘 어울리는 가사에 소녀의 맑은 꿈이 아련하게 떠오르는 이 노래를 귀여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금사향 선배님의 목소리가 참 정다운데요.
‘소녀의 꿈’은 박신자 선배님도 1957년에 음반으로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항간엔 박신자 선배님이 부른 노래가 원곡이라고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그 당시엔 방송사 전속가수와 음반사 전속가수가 구분되어
있어서 똑같은 노래도 방송에서 부른 가수와 음반으로 발표하는 가수가
다른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1956년에 방송사 전속가수였던
금사향 선배님이 먼저 ‘소녀의 꿈’을 발표했고,
1년 후에 음반사 전속가수였던 박신자 선배님이
발표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1세대 가수셨던 금사향 선배님은
마지막 순간까지 노래에 대한 열정으로 무대에 오르셨고요.
특히 자신이 기억하는 구전 가요를 육성으로 재현해서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하셨습니다. 작자 미상의 구전 가요부터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쳐 1960년대 궁핍했던 시절까지
우리 여인네들의 삶과 함께해 온 노래들을 틈틈이 채록하셨는데요.
그만큼 가요를 사랑했던 금사향 선배님의 진정성 어린 마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 역시 이 시간을 통해서 금사향 선배님의 노래를
다시 부를 수 있음에 감사하고,
여러분께 보석같은 금사향 선배님의 노래를 전해드릴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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