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동화

(12.)연어사리 왕눈이의 바다 여행기|23장. 어치 성토대회, 24장. 왕눈이 남친을 만나다.

松竹/김철이 2022. 8. 30. 00:27

연어사리 왕눈이의 바다 여행기

 

23. 어치 성토대회 

 

                                                                                             김철이  

 

 어치 성토대회가 열릴 북태평양 거대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점차 가까워지니 어디서 그렇게 많은 물고기가 모여드는 건지 어치뿐만 아니라 다 자란 성치가 사방에서 숱하게 모여들고 있었어요. 민물과 바닷물 그리고 민물과 바닷물 중간 지점의 물에서 살아가는 갖가지 어치들이 모여든 가운데 미래 물의 세계를 짊어지고 나갈 물의 세상 어치들이 모여서 무분별하게 대자연을 망가뜨리며 대자연의 품속에서 살아가는 숱한 물고기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목숨마저 앗아가며 갖가지 잘못을 저지른 세상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실지로 드러나는 행동이나 몸가짐을 놓고 논의하고 규탄하는 큰 모임인 어치 성토대회가 북태평양 깊은 바다에서 열리게 된 거였어요.

 

 어치 성토대회가 북태평양에서 열리게 된 사연은 세상 사람들이 무심코 버린 크고 작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파도나 바람에 밀리고 날려서 모이고 쌓여 북태평양 한가운데 왕눈이가 태어난 한탄강이 엄마의 품 삼아 흐르는 대한민국 땅의 약 일곱 배 크기의 거대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만들어졌는데 이 슬픈 일을 세상 널리 알려 이렇듯 슬픈 일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어요.

 

우와! 굉장하네. 어디서 저렇게 많은 물고기가 모여든 거야.”

! 통치야! 조용히 해 촌뜨기 소리 들을라

그래. 깡치 넌 세련되고 교양있어 참 좋겠네

너희들 또 왜 그래? 너흰 이곳까지 와서도 티격태격이냐 다른 물고기들이 우리 쪽만 바라보며 쑥덕대잖아.”

 

성토대회장에 도착하니 어디서 모여든 건지 갖가지 생김새의 물고기들이 앞서 모여있었어요.

 

 그중에는 살아가는 생활방식이 다른 민물고기 바닷고기들이 수를 가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모여들었는데 사람들이 숱한 세월 동안 갖가지 방법으로 무분별하게 잡아간 나머지 그 숫자가 너무 많이 줄어 사람들 세상의 법으로 보호하기 위하여 천연기념물로 정해놓은 민물고기이며 하천 상류의 물이 맑고 큰 돌이나 자갈이 많은 곳에서 생활하는 꼬치동자개와 여울과 수생식물이 많은 수변부가 있는 곳에서 생활하는 다묵장어와 주로 물이 깨끗하고 바닥이 자갈로 된 여울에서 생활하는 돌상어 어치가 천연기념물 참관 대표로 어치 성토대회에 참석했어요.

 

 또 소금기가 전혀 없는 민물인 담수에서 태어난 민물고기이며 넓은 하천과 호소, 좁은 산간 계류에서 생활하는 버들치와 물이 맑고 차가운 강의 상류에서 생활하는 산천어와 하천, 호수, 저수지에서 생활하며 비단처럼 빛깔이 곱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비단잉어가 담수어 참관 대표로 어치 성토대회에 참석했고요.

 

 소금기가 많은 해수어 참관 대표로 몸은 길쭉한 타원형이며 입은 뾰족하고 색깔은 적갈색을 띠며 어치 시기에는 눈 아래부터 꼬리자루까지 흰색 선이 그어진 혹돔과 몸은 방추형이고 가늘며 입은 짧고 뾰족하며, 눈은 크고 머리의 중앙보다 위쪽에 있으며 양턱에 원추형의 작은 이빨이 있고 구개골에는 이가 없는 가다랑어와 몸집이 약간 높은 타원형이며 두 눈 사이는 오목하고 몸은 적갈색 바탕에 진한 자갈색의 가로 구름무늬가 너비가 넓고 불규칙하게 나타나 있는 우럭볼락이 어치 성토대회에 참석했어요.

 

 민물과 바닷물에서 두루 생활하는 물총고기도 참석했는데 물총고기의 생김새와 지닌 능력은 다른 물고기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어요. 몸은 옆으로 납작한 측편형이며 몸 빛깔은 은백색이고 검은 얼룩무늬가 있고 아래턱이 위턱보다 돌출되어 있으며 혀를 둥글게 말아서 물이 통과할 통로를 만들고, 아가미뚜껑을 닫아 그 압력을 이용해 물을 발사하여 최대 3m까지 물을 발사할 수 있으며, 식물의 잎이나 가지 위의 곤충을 쏘아 떨어뜨리는 물총고기의 능력에 뭇 물고기의 눈이 가는 방향을 모으기에 충분한 물총고기가 유일한 기수어 참관 대표로 어치 성토대회에 참석했어요.

 

 마침내 수많은 어치와 성토대회를 참관하러 온 성어들과 정식 참가자로 인정되진 않으나 특별히 참석이 허용된 옵서버 자격으로 국제자연보전연맹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태평양 드넓은 바다 한가운데 우뚝 솟은 미세플라스틱 쓰레기 섬의 가장자리를 삥 둘러 에워싸고 머리만 물 위로 내민 채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어치가 한마음으로 비장한 결의를 다지며 어치 성토대회의 막이 올랐어요. 먼저 연단에 오른 청어 어치 굴뚝청어의 어치 성토대회 여는 발언이 시작되었어요.

 

어치 성토대회에 모여준 어치, 동지 여러분!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어떤 필요에서든 한껏 쓰다 쓰레기로 변하면 무슨 물건이든 아무 곳이나 내다 버려 모든 대자연을 더럽히고 망가뜨리다 못해 우리 물고기들의 생명까지 위협하고도 반성하기는커녕 자기들의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들을 바꾸지 않고 모르쇠로 이어 나가는가 하면 갖가지 방법으로 반찬용 몸보신용으로 우리 물고기들을 무분별하게 잡아가는 사람들과 대자연 보호에 관해 깨달아 인식하거나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세상 사람들을 뉘우치게 하자는 것이에요.”

 

 굴뚝청어의 여는 발언에 이어 몇몇 어치의 지지 발언이 이어졌는데 유전 폭파로 갖가지 아픔을 겪다 기적적으로 왕진 가시던 개복치 의사 선생님을 만나 응급치료를 받은 후 헐레벌떡 왕눈이를 뒤따라온 웅어 어치 모롱이, 조기 어치 깡다리, 병어 어치 자랭이 순으로 연단에 올랐어요.

 

어치, 동지 여러분! 사람들의 지나친 욕심과 무분별한 생각 탓에 우리 물고기들은 아무런 의미 없이 죽어가야 했지요. 값없이 죽어간 우리 물고기들이 어떻게 희생되어 갔는지 여러분의 가슴에 새겨드리려 합니다. 아무 곳에나 버려진 비닐봉지, 함부로 버려진 폐그물과 낚싯바늘, 카드뮴, 메틸수은, 페놀, 방사능 오염 탓에 수많은 물고기가 왜 죽어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억울하게 죽어갔으며 플라스틱 뚜껑및 미세플라스틱 조각들, 무분별하게 버려진 플라스틱병들 탓에 입은 피해 등 숱한 피해로 우리 동지들이 죽어가는 동안 여기 모인 우리는 뭘 했는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웅어 어치 모롱이에 이어 조기 어치 깡다리의 지지 발언이 계속 이어졌어요.

 

동지 여러분! 저는 그동안 모아 온 사람들에게 갖가지 잔인한 방법들로 우리 물고기들이 일방적으로 당해야만 했던 피해 사연들을 드넓은 세상에 밝히려 합니다. 원유 유출, 대기오염, 질산성 질소, 수질 오염 탓에 죽어간 우리 물고기 동지들이 그 얼마이며 유전 파괴, 황산 오염, 발암성 물질인 벤젠, 톨루엔 및 암모니아성 질소, 폐압연유 등에 오염된 물에서 헤엄치고 숨 쉬다 죽어간 우리 물고기 동지들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며 바다 대자연을 함부로 망가뜨리면 고스란히 사람들의 생활 터전으로 되돌아간다는 대자연 원리를 되새김질해주자는 의미에서 삼만 천여 종의 우리 물고기들이 0.3의 물고기 지능지수가 아니라 사람 중에도 천재라 부르는 200의 지능지수로 손 한번 들고 발 한번 옮기는 세상 사람들의 크고 작은 동작 하나하나를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조기 어치 깡다리에 이어 병어 어치 자랭이의 지지 발언이 이어졌어요.

 

동지 여러분! 저는 강이나 호수 등의 염분이 없는 민물과 바다에 괴어 있는 물, 짠맛이 나는 짠물 즉 바닷물 역사가 펼쳐진 이후 전 세계 이백사십 두 개의 나라 사람들이 우리 물고기들에게 저질러왔던 몹쓸 사연들을 미래 물의 세상을 짊어지고 갈 삼만 천여 종의 우리 어치, 동지 여러분의 가슴속에 되새김질시켜주려고 이 연단에 올랐습니다.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중금속, 유황분 등이 포함된 매연, 폐유 오염, 분별없이 내다 버린 의료 폐기물, 산업폐수, 산업폐기물 탓에 입은 피해뿐만 아니라 갖가지 낚시 방법으로 몇 마리씩 낚아가던 것이 성에 차지 않았든지 투망질에 화승총 작살포까지 마구 쏘아대더니 이도 부족하여 갖은 독극물로 떼죽음을 시키는가 하면 폐유, 폐농약 등으로 산 째 살이 썩게 하여 끝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반성하게 할까요? 동지 여러분! 미끼가 꾀진 낚싯바늘에 꾀여 물 밖으로 끌려나가는 친구를 곁에서 지켜보고도 입질하는 물고기, 독극물이 발린 미끼를 먹고 쓰러지는 동무를 빤히 바라보고도 독극물이 발린 미끼를 서로 먹겠다고 허겁지겁 달려드는 물고기는 되질 맙시다.”

 

 삐드락의 마지막 지지 발언에 이어 어치 성토대회에 모인 어치들의 요구나 주장이 담긴 구호가 오징어 어치 총알 오징어의 선창과 수많은, 어치들의 복창으로 이어졌어요.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이백사십여 개 나라 사람들은 물을 존중하고 물에 사는 생명체를 소중하게 아껴라!”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이백사십여 개 나라 사람들은 물을 존중하고 물에 사는 생명체를 소중하게 아껴라!”

물고기가 살 수 없는 물은 사람도 마실 수 없음을 반드시 기억하고 반성하라!”

물고기가 살 수 없는 물은 사람도 마실 수 없음을 반드시 기억하고 반성하라!”

물고기 오염되면 사람도 오염되고 수명 단축 지름길 물도 건강하고 사람도 건강한 세상 대자연에 되돌려라!”

물고기 오염되면 사람도 오염되고 수명 단축 지름길 물도 건강하고 사람도 건강한 세상 대자연에 되돌려라!”

 

구호 선창과 복창에 이어 연어사리 왕눈이의 어치 성토대회를 닫는 발언이 이어졌어요.

 

어치, 동지 여러분! 여러분께 죄송한 말이지만 저는 처음부터 이 성토대회에 함께 하겠다는 마음을 지니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함께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답니다. 민물에서 태어난 제가 이곳 북태평양까지 오는 사이 세상 사람들의 지나친 욕심과 무분별한 생각 탓에 갖가지 피해를 보고 갖가지 고통에 허덕이는 수많은 어치를 몸소 보고 느끼면서 성토대회에 함께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답니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제가 보아 왔던 슬픈 사연들을 하나하나 들려줄 테니 피해당한 어치들의 처지가 언제든 지금 이곳에 함께한 동지 여러분의 처지로 돌변할 수 있음을 언제까지나 잊지 않고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공장에서 사용하다 아무 곳이나 내다 버린 폐유를 뒤집어쓴 잉어 어치 발강이, 어부가 사용하다 버린 폐그물에 갇힌 뱀장어 어치 실뱀장어, 어른, 아이 앞다퉈 쓰다 버린 폐비닐봉지에 갇힌 피라미 어치 열피리, 낚시꾼의 낚싯바늘에 다친 붕어 어치 쌀붕어 갖가지 음료수를 마시고 팽개친 플라스틱병 속에 갇힌 꺽저기 어치 쫄떼기, 농부가 농사짓다 버린 폐농약병에 오염된 물 탓에 피부병에 걸린 돌고기 어치 가사리, 카드뮴 탓에 온몸이 쑤시고 뼈마디가 아픈 돌고래 어치 간사리, 메틸수은 탓에 태중 미나마타병에 걸려 기형어가 된 가오리 어치 간자미, 피시비 오염 탓에 피부병에 걸린 집게 아저씨, 아무렇게 버려진 페놀 탓에 속병에 걸린 고등어 어치 고도리, 방어 어치 마래미, 원자력 발전소에서 유출된 방사능 탓에 기형어가 된 숭어 어치 살모치, 해상 크레인이 서로 부딪치는 통에 유조선에 실려있던 기름이 쏟아져 나와 해변과 바닷물이 온통 기름 떡이 됐던 기름띠에 갇힌 전어 어치 전어사리, 호수 물막이 공사를 하면서 호수의 물을 오염시켰고 오염된 물을 바다로 흘려보내는 통에 갈치 어치 풀치의 일가족을 비롯한 바닷고기가 떼죽음 중금속에 오염돼 아파했던 노래미 어치 노래기, 병원에서 사용하다 무분별하게 내다 버린 폐 의료품 탓에 코로나19 감염돼 어치 성토대회에 함께 하지 못한 농어 어치 껄떼기, 명태 어치 노가리, 멸치 어치 잔사리, 유전 폭파로 몸은 뜨거운 것에 댄 자국이 났고 온몸이 시커먼 기름으로 뒤범벅이 되었으며 심한 기침으로 괴로워하는 웅어 어치 모롱이, 조기 어치 깡다리, 병어 어치 자랭이의 아픔을 쉴 새 없이 흐르는 물의 세계에 하나 빠짐없이 꼼꼼히 새겨 세상 끝까지 흘려보냅시다.”

 

 왕눈이의 닫는 발언이 끝나자 북태평양 거대쓰레기 섬을 빽빽이 에워쌌던 어치들의 함성과 박수 소리로 거대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무너질 것만 같았어요.

 

 왕눈이의 닫는 발언을 끝으로 어치 성토대회는 막을 내렸어요. 어치 성토대회에서 의논한 문제와 모은 의견을 담은 결의문을 전 세계 자원 및 자연 보호를 위하여 유엔의 지원을 받아 국제기구로 설립되었고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 단체이며 자원과 자연의 관리 및 동식물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게 멸종을 막기 위한 국제간의 서로 돕고 좋아지게 힘을 쓰며, 야생동물이 보금자리를 만들어 사는 장소나 야생식물이 저절로 나서 자라는 땅을 보호하고 모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자연 보호 꾀와 방법을 마련하는 일을 도맡아 하는 국제자연보전연맹 사람들에게 전했어요.

 

 

24. 왕눈이 남친을 만나다.

 

 전 세계 민물과 바닷물에서 모인 숱한 어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태평양 거대플라스틱 섬에서 열렸던 어치 성토대회가 성공리에 막을 내렸어요. 성토대회에 함께 했던 민물 어치들은 각자 고향인 민물로 돌아갔으며 바다 어치들도 각자 생활환경에 맞춰 살던 삶터로 돌아갔어요. 연어사리 왕눈이는 어치 성토대회장에서 같은 부모 슬하에서 태어난 형제자매들을 몇 달 며칠 만에 만나 반가움과 기쁨을 나누었어요. 그런데 이상한 것은 성토대회가 이어지는 중간부터 낯선 연어사리 한 마리가 자꾸만 왕눈이를 힐끔거리며 곁눈질로 훔쳐보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렇지만 정작 왕눈이는 눈치조차 채지 못했어요. 성토대회가 끝나자 왕눈이의 한 형제가 귓속말로 귀띔해 주었어요.

 

! 왕눈아! 성토대회 중간부터 저 반대편에 서성이는 어치가 널 자꾸만 훔쳐보는걸.”

누가?”

저 반대편에서 우리 쪽을 힐끔거리며 훔쳐보는 어치 말이야. 사람들이 사용하는 몽당연필처럼 생긴 어치 안 보여?”

~ 저 거무튀튀하게 생긴 어치 말이니?”

! 혹시 너희 둘 아는 사이니?”

알긴. 내가 저다지 못생기고 작달막한 어칠 내가 어떻게 아니!”

모르면 그만이지 왜 괜스레 화를 내니

자꾸만 놀리듯 하니 그렇지. 너 그곳에 꼼짝 말고 있어 가서 가만두나 봐라

왕눈아! 너 어딜 가려고 그래?”

 

왕눈이는 붙잡는 형제의 지느러미를 뿌리친 채 씩씩대며 건너편 연어사리가 있는 곳으로 쏜살같이 헤엄쳐 갔어요.

 

! 너 왜 자꾸 날 훔쳐보고 그래!”

누가? 내가? 내가 왜 널 훔쳐보니?”

능청 떨지 말고 바른대로 말해!”

아 글쎄 내가 왜 널 훔쳐보냐고?”

그럼 왜 아까부터 내가 있던 저 반대편을 자꾸만 힐끔거렸던 거야?”

~ 그건 말이야. 네가 속해있던 어치무리 위로 자유로이 나는 물새가 얼마나 아름답던지 물새 날갯짓에 그만 푹 빠져서

물새? 물새가 어디 있니? 보이질 않잖아?”

에궁! 좀 전까진 날고 있었는데 네가 이리로 올 무렵에 멀리 날아갔나 보네

너 이제 보니 능청꾸러기로구나. 물새도 날아가고 없으니 이제부턴 날 훔쳐보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이렇게 만난 걸 보면 우연은 아닌 것 같으니 우리 친구로 지내자. 난 몽땅이야.”

몽땅이? 호호호 무슨 이름이 그래?”

~ 너 웃었어. 웃었으니 이젠 화 풀린 거지?”

화는 누가 화를 냈다고 그래 네가 날 훔쳐보니까 그랬지.”

그럼 우리 친구 하는 거다?”

넌 어쩌면 그렇게도 뭐든 네 마음대로니?”

그러니 몽땅이지.”

그건 또 무슨 말이니?”

내 이름이 몽땅이라고 그랬잖아?”

그런데?”

우리 엄마 아빠가 내 이름을 몽땅이라고 지어주신 이유에는 세 가지 뜻이 담겨있어.”

그게 뭔데?”

첫째는 함께 태어난 형제자매보다 내 몸집이 유난히 작았다는 것이고 둘째는 살면서 어떤 일이든 옳은 일만 하다 보면 하늘이 복을 내려주니 옳은 생각만 몽땅하라는 뜻이며 셋째는 훗날 내가 자라서 짝을 만나면 한눈팔지 말고 아낌없이 그 짝에만 사랑을 몽땅 쏟으라는 뜻이랬어.”

너희 엄마 아빠 생각이 무척 깊으셨구나

그런데 너 참 이상한 어치다 응?”

뭐가 말이니?”

생각해봐. 난 이름뿐만 아니라 시시콜콜한 사연까지 얘기해 줬는데도 넌 이름도 가르쳐 주지 않으니 말이야.”

미안. 난 왕눈이야. 강원도 평강군에서 발원하여 철원군, 경기도 연천군을 지나 임진강으로 흘러드는 대한민국 한탄강에서 온

정말! 대한민국 한탄강에서 왔단 말이야?”

그래. 그런데 왜 그렇게 기겁하듯 놀라는 거니?”

왕눈아! 정말 반가워. 나도 울산광역시와 경상북도 경주시, 포항시를 흘러 동해로 흘러드는 대한민국 포항 형산강에서 왔단 말이야.”

정말?”

그래!”

 

 대한민국이란 네 단어에 좀 전까지만 해도 티격태격하던 왕눈이와 몽땅이는 가슴지느러미를 마주 잡은 채 물 위로 폴짝폴짝 솟아오르며 무척이나 기뻐했어요.

 

그런데 몽땅이 넌 혼자 이곳으로 내려온 거야?”

아냐. 함께 태어난 형제자매들과 함께 무리를 지어 내려오다 전라남도 영암군·장흥군·강진군을 거쳐 남해로 흘러드는 탐진강쯤 도착했을 무렵 게걸스러운 누치 떼와 맞닥뜨려 대부분의 형제자매는 누치 떼에 잡혀가거나 각자 흩어져 달아나는 통에 뿔뿔이 헤어져 소식도 모른 채 나 혼자 이곳까지 간신히 도망쳐 온 거야.”

몽땅이 넌 용케도 달아나 왔구나

무슨 소릴. 하마터면 나도 꼼짝없이 누치 떼에, 붙잡힐 뻔했는걸.”

그런데 어떻게 무사히 도망쳐 온 거니?”

말도 마. 게걸스러운 누치 떼가 며칠을 굶은 듯이 마구 쫓아올 때쯤 마음씨 고운 말조개 아줌마가 아줌마 몸속으로 들어오라고 입을 쩍 벌리는 게 아니겠어.”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난 잽싸게 말조개 아줌마 몸속으로 들어갔고 아줌만 재빨리 입을 다무셨지.”

그 후엔 어떻게 됐어?.”

어떻게 되긴. 내 꼬리를 물 듯 쫓아오던 누치들은 갑작스레 닫아버린 말조개 아줌마의 딱딱한 조개껍질 입에 입 끝이 끼어 너무나 아팠던 나머지 혼비백산 혼쭐이 난 채 꽁지가 빠지게 날아 났고 말조개 아줌마 몸속에 들어있던 난 아줌마가 바닷물 문전까지 무사히 데려다주신 덕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거지

정말 고마우신 아줌마네. 너의 말을 듣고 있는 동안 온몸이 빠작빠작 죄어들었네” “말조개 아줌만 내 생명의 은인이지. 그런데 왕눈이 너도 혼자 살아남은 거야?”

아냐. 난 혼자 자유로이 여행하고 싶어 몇 걸음 앞서 내려왔고 우리 형제자매들은 뒤따라 내려와 저 건너편에 있어.”

 

 몽땅이를 형제자매에게로 데려간 왕눈이는 몽땅이를 소개한 후 함께 태어난 형제자매들의 소식도 모른 채 홀로 외톨이가 된 몽땅이의 여친이 되어 주기로 했어요.

 

몽땅아! 우리 고향 가는 그날까지 이곳 북태평양을 하나 빠짐없이 두루 여행하고 가기로 하자

좋아! 누가 더 많은 추억거리를 쌓는지 내기라도 할까?”

 

 그랬어요. 왕눈이와 몽땅이는 한반도에서 북태평양까지 오는 동안 수많은 위험을 겪으면서도 적잖은 추억도 쌓았지만 태어나 가장 많이 머무르며 쌓을 추억거리를 상상만 하여도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