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동화

(10.)연어사리 왕눈이의 바다 여행기|19장. 코로나19에 전염된 어치들, 20장. 죽음의 바다

松竹/김철이 2022. 6. 28. 01:05

연어사리 왕눈이의 바다 여행기

 

19장. 코로나19에 전염된 어치들 

 

                                                                                       김철이

 

 중금속 잔여물이 몸속에 쌓여 아파하는 노래기를 만난 후 망설이며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했던 일에 관하여 결심하기에 이른 왕눈이는 여섯 지느러미에 힘이 불끈 솟아 헤엄 길이 한층 빨라졌어요. 그렇게 힘 솟는 왕눈이의 앞을 가로막는 소리가 있었어요.

 

“아이고! 머리가 너무 아파 깨질 것 같아.”

“콜록콜록! 난 기침이 너무 심해 뱃가죽이 다 아파”

“난 어떻고, 열이 심하게 나서 온몸에 반점이 돋아났는걸.”

 

 다시마, 감태, 대황 등의 해초가 바다 숲을 이룬 이랑 사이로 들려오는 소리를 따라 헤엄쳐 다가가 보니 몸 색깔은 등 쪽은 회 청록색으로 적지만 짙고, 배 쪽은 은빛 광택을 띠었으며 몸 옆으로 그어진 선이 약간 아래에서 등 쪽으로 작은 반점이 많이 돋아있는 어치와 몸은 길고 눈과 주둥이가 큰데 아래턱이 위턱보다 길었으며 등은 푸른빛이 도는 갈색이고, 배는 은빛을 띤 백색인 어치와 더불어 몸은 긴 원통형이고 위턱은 돌출되어 있었으며 등 쪽은 검은빛이 도는 파란색을 띠고 배는 은백색인 어치가 마른기침도 하고 머리가 아프고 열이 나는 듯 배지느러미로 머리를 감싸는가 하면 열이 심하게 나는 듯 몸에 좁쌀 같은 종기가 돋아있었어요.

 

“얘! 너희들 왜 그래? 어디가 많이 아픈 듯 보이는데?”

“너. 너. 누구니? 우리 가까이 오지 마.”

 

 물살에 일렁이는 해초를 저치며 묻는 왕눈이를 힐끔 쳐다본 어치들은 순간 화들짝 놀라며 왕눈이가 가까이 오지 못하게 손사래를 쳤어요.

 

“얘들아! 너희들 어디가 많이 불편한 듯한데 내가 도울 수 있다면 도울게”

“가까이 오지 말라고 했잖아. 너도 큰일 난단 말이야.”

“큰일? 왜? 너희 지금 상어에게 잡혀있기라도 한 거야? 주변엔 상어가 보이질 않는데.”

“우린 지금 상어보다 더 무시무시한 것에 잡혀 있단 말이야.”

“어어~ 이상하다. 강준치 아저씨께 바다엔 상어보다 더 무서운 생명체가 산다는 말씀은 듣지 못했는데”

“야! 너 어디서 온 누군데 그렇게 답답하냐?”

“응! 난 한탄강에서 온 연어사리 왕눈이야. 그러는 너희들은 누구니?”

“우린 농어 어치 껄떼기, 명태 어치 노가리, 멸치 어치 잔사리야.”

“아! 그렇구나. 그런데 좀 전에 너희가 바다엔 그 무시무시한 상어보다 더 무서운 생명체가 있다고 했는데 그 생명체 이름이 뭐니?”

“이런! 무식하긴 우리가 얘기한 건 살아있는 생명체가 아니란 말이야.”

“그럼 너희가 그토록 무서워하는 정체가 뭔데?”

“그건 살아있는 생명체가 아니라 무서운 전염병을 옮기는 코로나19 병균이란 말이야.”

“코로나19? 그 전염병이 그렇게나 무서워?”

“왕눈이 넌 세상 소식을 들어보지도 못한 거야?”

“껄떼기야! 어떤 소식 말이니?”

“사람들 세상에선 벌써 두 해째 코로나19란 전염병 탓에 숱한 사람들이 죽거나 앓는 중이잖아.”

“노가리야! 그건 우리 물고기가 생활하는 물의 세상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들이 사는 세상 이야기잖아.”

“우리도 그런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잔사리 너 그건 또 무슨 말이니?”

“사람들 세상의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나 간호사는 갖가지 병균에서 건강을 지키려고 입을 가리고 손도 감싸고 몸을 감싸는 물건들이 있대.”

“그런데 그 물건들이 어떻게 됐다는 거야?”

“그 물건들엔 갖가지 병균이 묻어있고 그 병균들을 가까이하는 다른 생명체에게 옮길 수도 있대.”

“그래서 그 물건들과 지금 너희가 아파하는 것과 무슨 상관인데?”

“그게 다 사람들의 욕심 때문이고 돈 때문이지”

“욕심? 돈?”

“그래 사람들은 그놈의 돈과 욕심 때문에 물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 물고기들에게까지 피해를 주잖아”

“어떻게 피해를 줬다는 거니?”

“사람들은 갖가지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병원 의사와 간호사들이 착용하는 장갑, 마스크, 가운, 캡, 앞치마 등으로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안경인 고글 등의 의료 폐기물은 반드시 불에 태워 없애거나 고온의 수증기로 뜨겁게 태워 병균을 죽게 하기도 하고 쓰다 버려질 폐의료기를 불에 태우거나 땅에 묻어야 하는데 이 일에 들어가는 돈을 아끼려고 폐의료기를 남몰래 산이나 들 해변에다 묻는 통에 비가 많이 내리면 빗물에 쓸려 내려와 바닷물을 둥지로 삼아 먹고 숨 쉬며 생활하는 우리에게 코로나19를 옮겼던 거지”

“사람들 세상에선 왜 그렇게 내다 버리는 걸 좋아할까.”

“껄떼기 너 그건 또 무슨 뚱딴지같은 말이니?”

“노가리 너 내 말에 타박만 하지 말고 생각해봐”

“뭘 말이니?”

“그렇잖아. 사람들은 먹고 쓰고 남은 것들은 죄다 산이나 들 물에다 내다 버리잖아” “껄떼기 너도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잔사리 넌 또 그건 무슨 말이니?”

“좀 전에 껄떼기가 사람들은 먹고 쓰고 남은 건 죄다 버린다고 했는데 유독 아무리 먹고 쓰고 남은 나머지 썩어 냄새가 진동해도 내다 버리기는커녕 오히려 꾸역꾸역 쌓아두지 못해 안달인 게 있지”

“그런 것도 있다니?”

“돈이라는 종이 쪼가린데 세상 사람들은 이 종이 쪼가릴 한 장이라도 더 모으지 못해 안달복달이래.”

“잔사리 넌 꼭 사람들 세상에서 살다 온 것처럼 사람 세상에 관해 아는 게 왜 그렇게 많니?”

“아~ 그건 얘기하자면 긴데”

“길어도 듣고 싶어 얘기해줘 응? 잔사리야!”

“노가리 네 호기심을 누가 말리겠니. 너희들도 노가리 생각과 같은 거야?”

“응! 우리도 듣고 싶어”

“그게 말이지. 우리 멸치 가문 아저씨 중에 멸치잡이 어부에게 산채 잡혀갔다 구사일생으로 살아오신 분이 계셔”

“용케도 살아오셨네. 근데 어떻게 살아오셨다니?”

“노가리 너 또 궁금증이 용솟음치는 게로구나. 궁금증이 용솟음치긴 우리도 마찬가지니 잔사리 얘길 빨리 듣고 싶으면 끼어들지 말자”

“미안해. 어부에게 잡혀간 물고기가 어떻게 무사히 살아왔나 싶어 그랬어. 다신 끼어들지 않을 테니 하던 얘기 계속해줘”

“응! 그렇게 우리 아저씰 비롯해서 많은 멸치를 잡아간 어부는 잡아간 멸치들로 건 멸치로 만들려고 어마어마하게 큰 가마솥에 물을 데워 멸치를 끓는 물에 잠깐 넣어 살짝 익히기 전 마당에다 팽개쳐 놓았는데 때마침 이 모습을 숨어 지켜보던 도둑고양이가 멸치들에게 군침을 흘리며 다가오더래. 그래서 도둑고양이에게 가슴지느러미가 꼬리지느러미가 되도록 빌었대. 자기를 물어다 바다엘 좀 데려다 달라고 말이야.”

“말을 끊어 미안한데 생선이라면 썩어 구린내가 풍기는 물고기도 서로 먹으려고 다툰다던데 순순히 데려다주더래?”

“노가리 네 말대로 생선을 세상 그 무엇보다 좋아하는 고양이가 순순히 데려다줄 리가 있겠어.”

“그럼 어떻게 무사히 돌아오셨대?”

“도둑고양일 감쪽같이 꼬셔 속인 거지”

“어떻게 말이야?”

“아저씰 바닷물로 데려다주면 물속에 수두룩한 더 많은 멸치를 꼬셔 주겠다고 하니 도둑고양이는 욕심에 눈이 어두워 바다로 데려다주더래”

“그런데 우리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 돈이라는 종이에 관해 얘기하다 잔사리네 아저씨 얘기로 빠진 거야?”

“그게 말이야. 우리 아저씨가 가마솥으로 들어갈 위기에 놓여있을 때 어부들이 서로 주고받는 얘기를 들으니 사람들은 돈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욕심을 부린대”

“그까짓 종이 짝이 뭐라고”

“그렇게 말이야. 그건 그렇고 너흰 어떡하니?”

“뭐 이러다 혹시 사람들이 쓰다 버릴 백신이나 치료제를 바닷물에 던져줄 줄 알아?” “껄떼기 넌 속 편한 소리 하네.”

“참! 얘들아! 너희 어치 성토대회가 열릴 거란 소식 들어본 적 있니?”

“그렇지 않아도 우리 셋 그 성토대회 함께 하려고 가는 길인데 사람들이 아무 곳에나 버린 의료 폐기물 탓에 코로나19에 감염돼 함께 하지 못하게 됐잖아. 그런데 왕눈이 넌 성토대회 소식은 어떻게 알았어?”

“응~ 이리로 오는 길에 전어사리에게 전해 들었어.”

“그랬었구나. 왕눈이 너도 성토대회에 함께 할 거지?”

“너희를 만나고 나니 내 결심이 더욱 굳어졌어. 성토대회에 함께 하는 거로 말이야.” “왕눈아! 부탁인데 성토대회에 꼭 함께해서 우리 몫까지 다해 사람들이 우리의 둥지 바다를 얼마나 못살게 굴었는지 낱낱이 밝혀줘”

“너희가 함께하지 못해 아쉽겠지만 내가 너희 몫까지 힘을 다해 노력할게”

“그럼 왕눈이 너 곧장 성토대회 행사장으로 갈 거니?”

“아냐. 난 지금 물의 세상 여행 중이니 몇 곳 더 들렀다 행사장으로 가려고 몸도 성하지 못한 너흴 두고 가려니 마음은 아프지만 말이야.”

“우리에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조심해서 잘 가.”

 

 코로나19에 감염돼 무척 괴로워하는 껄떼기, 노가리, 잔사리와 작별한 왕눈이는 혼자만의 욕심으로 어치 성토대회와 물의 세상 여행을 올려놓고 저울질했던 자신을 부끄러워했어요.

 

 

20장. 죽음의 바다

 

 사람들의 뛰어난 지혜와 능력과 지나친 욕심으로 모든 생명체의 둥지인 대자연의 일부인 바다가 병들어 아파하는 실제의 일들을 물의 세상뿐만 아니라 드넓은 땅의 세상까지 널리 알려 모든 생명체의 젖줄인 바다가 더는 아파하지 않게 해야겠다는 생각만으로 헤엄쳐 나가는 왕눈이의 눈앞에 또 다른 한 편의 슬픈 사연이 펼쳐지고 있었어요. 잘 못 봤나 싶어 배지느러미로 눈을 비비며 다가가던 왕눈이는 또 한 번 화들짝 놀라고 말았어요. 몸은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며 칼 모양처럼 생겼고 모양이 싱어와 비슷하지만, 가슴지느러미가 길고 몸길이가 길며 몸빛은 은백색인 어치와 몸이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꼬리자루가 가늘고 길며 등지느러미 연조부와 뒷지느러미에 거의 연변까지 비늘이 돋아있는 어치와 몸은 납작한 마름모꼴로 입이 짧고 끝이 둥글며 배지느러미가 없고, 꼬리지느러미 후단은 깊게 파여 있는 어치가 갖가지 해초들이 물결에 일렁이는 해초 숲에 눌러앉아 “끙끙” 앓고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세 마리의 어치 가까이 다가간 왕눈이가 물었어요.

 

“얘들아! 너흰 이곳에서 왜 이러고 있어? 어디가 아픈 거야?”

“넌 어디서 온 누구길래 세상 물정이 그렇게도 어두운 거야.”

“난 조용한 아침의 나라 한탄강에서 온 연어사리 왕눈이야.”

“왕눈이? 그런데 왕눈이 넌 그 조용한 곳에서 이다지도 늘 시끌벅적한 곳엔 뭐하러 온 거야?”

“으응~ 난 물의 세상 여행 중이야. 그런데 너희 어디가 아픈 거니?”

“넌 네 눈으로 보면서도 모른단 말이야.”

 

 그제야 어치들의 몸을 자세히 살펴보니 어치들의 몸은 뜨거운 것에 댄 자국이 있었고 온몸이 시커먼 기름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으며 때때로 심한 기침을 하기도 했어요.

 

“얘들아! 누가 너흴 이렇게 아프게 했는지 몰라도 만약 사람들이 이 몹쓸 짓을 저질렀다면 내가 어치 성토대회 함께 하여 온 세상에 죄다 알릴 테니 너희들의 이름과 너희가 어쩌다 이렇게 다치고 병든 것인지 일러줘”

“난 웅어 어치 모롱이야”

“난 조기 어치 깡다리.”

“난 병어 어치 자랭이라고 해.”

“너희들 중 누가 얘기해 줄래? 너희가 아프게 된 사연을?”

“왕눈아! 내가 얘기할게. 우리 세 마리의 어치 중 내가 가장 큰 피해를 보았으니 말이야.”

“모롱이야! 고마워 너희의 아픔을 세상 널리 알리고 누구나 대자연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세상을 만들려면 상처 입은 생명체들의 많은 증언이 있어야 해”

“먼저 우리가 왜 이렇게 화상을 입어야 했고 기름에서 나오는 유독가스 탓에 가슴이 터져 나가도록 기침을 해야 하며 물에 씻어도 좀 채 지워지지 않은 기름 떡이 된 채 생활해야 하는지부터 죄다 얘기할게”

“모롱이야! 그렇게 해줘. 되도록 자세히”

“그게 다 사람들의 지나친 욕심 때문이야. 기름이 많이 나는 한 나라와 생각이 다른 여러 나라가 전쟁을 일으켜 싸우던 중 기름이 많이 나는 나라가 생각이 다른 여러 나라를 상대로 싸우려니 힘에 부치자 상대 나라들에 두려움을 느끼게 하려고 석유가 나는 곳을 폭파하여 땅속이나 바닷속에 묻혀 있는 천연 석유를 바닷물로 흘려보냈고 바닷물은 온통 검은 막으로 뒤덮였으며 난 불붙은 바닷물에 대여 크게 화상을 입어 이 모양이 됐지 뭐니. 게다가 깡다리는 온몸에 시커먼 기름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은 통에 갖가지 피부병으로 무척이나 힘들어했으며 자랭이는 불타는 기름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독가스 탓에 늘 기침을 달고서 생활했었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오해를 받으며 친구들 사이 애민 따돌림도 당해야 했고 말이야. 이게 죽음의 바다지. 뭐가 더해야 죽음의 바다란 말이니?”

“모롱이야! 고마워 네가 얘기해준 너희의 아픈 상처들을 하나 빠짐없이 성토대회에서 논의할 수 있게 할게. 참! 너희들도 성토대회에 함께해야지”

“으응~ 우린 함께 하지 못할 것 같아”

“왜? 그건 또 무슨 말이니? 세상 모든 어치라면 물의 세계를 드맑게 하자는 성토대회에 당연히 함께해야지”

“우리도 당연히 그렇게 하고 싶어”

“그런데 왜?”

“기침도 하며 변해버린 우리의 이 모습을 본 다른 어치들이 오해할까 봐. 개복치 의사 선생님께 가서 치료받고 곧바로 뒤따라갈게”

 

 그렇게 세상 사람들의 욕심과 무분별한 행동들 탓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아픔을 안은 왕눈이는 물의 세상 여행은 잠시 미뤄둔 채 성토대회가 열릴 장소로 달음박질쳤어요.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