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호 빈첸시오신부님|20211208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rrD5nfExl3w
천주교 부산교구 괴정성당 한국교회의 수호자 원죄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세상 어느 곳에선가 분명 이 시간에도 이 기도의 말이 흘러나오리라 생각합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라는 내용이 그것입니다. 성모송의 시작이 되는 이 인사말은 다름아닌 천사가 방문했을 때의 첫마디입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우리가 오늘 기억하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내용은 이 인사말에서 시작됩니다. 주님을 잉태하신 것은 당연히 복된 일이지만 천사는 이미 마리아가 은총 속에 있었음을 증언합니다. 나자렛 고을에 얌전하게 자란 한 소녀에게 은총이 가득하다는 말은 어떤 뜻이었을까요?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특별함 없이 자란 인생. 평범한 인생에 이제 약혼을 하고 성인이 될 날을 기다리는 소녀에게 주어진 이 인사는 미래의 일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또한 이미 지나온 모든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의 말씀 앞에 보인 첫 반응으로 기억되는 질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의문을 의심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즈카르야가 지닌 확신에서 나온 의심과 달리 이 소녀의 의문에는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고백에서 나온 말이기 때문입니다. 곧 평범하기만 한 어린 소녀에게 하느님의 놀라운 뜻이 이루어지는 것은 사람들의 상식 밖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스스로도 아무것도 준비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천사의 이야기에 우리가 아는대로 성모님은 ‘아멘’으로 답합니다.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대답이었고, 하느님이 이루실 일이니 그 일이 바로 제 일입니다라고 고백하는 내용입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기억하는 것은 하느님의 준비에 관한 고백이기도 하거니와 하느님이 어떻게 당신의 일을 하실 것인지를 미리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기대하던 왕의 탄생이 아니라 평범함과 일상에서 하느님이 함께 계심을 알게 해 주신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평범함과 심심함에 실망할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도 곰곰이 우리에게 가득한 은총을 느껴보면 어떨까요?
0:00 오늘의 복음
2:30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