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松竹 김철이
영혼의 옥토에 단어의 씨앗이 내리면
심성의 호미로 잡초를 저미고
노력의 물조리개 물을 뿌리니
너른 세상 인생이 되더라
어디서 날아왔는지
이른 봄 뜰에 나비 한 마리
가슴속 안방을 차지하고
날갯죽지 흰 가루 절로 뿌릴 적
언어의 마술사 말벗으로 산다.
인간의 고뇌 속의 감정 없는 노예가 되어
쇠고랑 발목에 차고
마음속 밭고랑을 오가길 몇 차례
웃자란 곡식을 수확하듯 설익은 가을을 캐더군
세상은 요지경
어릿광대 어설픈 춤사위에 울고 웃는 관객인 양
언어의 조련사 머슴이 되어
인생들 마음의 뜰 안을 쓸어주니
세상 뭇사람 허상뿐인 그를 가르쳐
뭇 민족의 가슴속 되새김질 삶을 사는
시(詩)라고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