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마음에 작정한 대로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사람의 마음 속에 일어나는 것들은 빛의 속도로 왔다가 가버리는 것입니다. 그 찰나의 순간들을 잘 잡아내는 것, 그리고 그것을 꾸준히 간직하여 실행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느님의 선하신 뜻은 우리에게 영감을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말씀을 듣거나 예수 그리스도의 행적을 배우면서 긍정적이고 좋은 ‘동기’를 얻게 됩니다. 그러나 그러한 위로부터 오는 것들은 사실 입에는 달지만 배에는 쓴, 즉 생각으로 나누기에는 쉽지만 실천하기에는 쉽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적지 않은 사람들은 언뜻 자신에게 다가온 좋은 생각들을 다시 머릿 속에서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며 타협을 시도합니다. 그러다보면 처음 나에게 다가왔던 순수했던 선한 의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엉뚱한 결과가 도출되게 됩니다.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실천이 뒤따르거나 아니면 용기를 잃어 버리고 마는 것이지요.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무언가 해보려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는 다음으로 미루어 버리면서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은 오늘’을 채워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이들이 바로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먹지로 말라’는 말씀의 주인공들이 되어 버립니다.
말로는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말로는 아프리카에도 갈 수 있고 가난한 이들에게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이라도 내어줄 수 있는 듯이 처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꾸준하고 성실한 실천입니다. 그리고 그 실천은 훈련되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 내 가까이에 있는 형제에게 아무것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뜬금없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큰 사랑의 기회를 잡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저마다 마음에 작정한 대로 해야지 마지못해 하거나 억지로 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주는 이를 사랑하십니다. (2코린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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