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松竹/김철이 2020. 8. 12. 08:23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HMGophb5Svc

 

 

우리 입에 익숙한 성가 중 "둘이나 셋이 모인 곳 주님 계신 곳"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 주님이 계신다는 말씀을 기억하며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서로 모였을 때 기도하기도 합니다. 분명 우리의 기도에 주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은 힘이되는 약속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구절을 기억할 때는 이 기도가 어떻게 약속되었는지 그 근본을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공동의 기도가 어떤 사람들의 모임인가, 혹은 그 기도의 내용이나 아름다운 구절에 대한 생각을 하기 전 이 기도는 '용서'와 '화해'의 가르침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나에게 잘못한 형제를 대할 때 그를 위해 단 둘이, 또 다른 사람들과 교회의 노력으로 그를 되돌리도록 노력하라는 말씀이 먼저 입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우리가 세상에서 사람에 대한 사랑을 열 수도 닫을 수도 있다는 말씀을 먼저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은혜로운 약속이 이어집니다. 

 

곧 이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은 이런 주님의 마음을 지닌 이들이 마음을 모아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저 숫자를 채우는 것으로 이 기도에 주님이 함께 하신다고 일방적으로 말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는 말입니다. 

 

결국 주님의 기도의 가르침은 늘 하느님을 알고 그분 뜻을 따르는 이들의 기도를 말합니다. 주님의 마음으로 심지어 나에게 잘못한 이에게도 그를 되찾고자 하는 마음으로 그에게 하늘나라의 문을 끝까지 열어둘 수 있는 마음을 모으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곧잘 함께 모여 기도합니다. 그 기도의 구성원이 마음을 모을 때 이런 주님의 너그러움과 자비를 닮은 이들이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어느 때보다 우리의 기도가 많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세상의 모든 이들을 위해 우리의 마음을 열어 그 마음을 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