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리라.
세상 창조 때부터 숨겨진 것을 드러내리라.”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bGryQC4Ts6c
예수님의 말씀이 다시 겨자씨의 비유와 누룩의 비유로 돌아왔습니다. 우리도 세상 가장 작은 듯 여겨지는 것들이 되는 기분을 가져 봅시다. 사람들 사이에 잘 보이지도 않는 존재로 살아간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삶입니다. 도무지 이곳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또 내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은 삶의 하루 하루가 지나갑니다. 때로 치이고 때로 묻히고 때로 깍이는 듯 해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협 속에 자랍니다.
세상 모든 가치를 인정받는 아이 때는 정작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자라는 동안은 부모라는 절대 권력에 생각이나 판단을 내 보이지 못하고 이끌려 갑니다. 방황 때 인정 받지 못하며 정신 없이 자라고 성인이 되면 갑자기 인생을 책임지라는 이야기 속에 내 던져 집니다.
우리는 분명 겨자씨와 같은 존재고 밀가루 속에 부어진 누룩과 같습니다. 그런데 이 씨앗과 누룩에는 비밀이 있습니다. 누구도 발견하지 못하는 하느님의 가치가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씨앗은 그 열매를 품고 있는 완성된 존재라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그 본분으로 세상을 산다면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이 세상을 숨쉬게 하고 휴식하게 하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크게 자란다는 것은 이름난 유명인이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누구든 그 곁에선 휴식을 얻을 수 있고 숨쉴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와 함께면 모두가 부풀어진 빵처럼 생명을 얻고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자녀는 그렇게 살게 됩니다. 겨자씨가 심어지고 자라는 동안 그는 하루를 살아남는 것에 집중하고 누룩은 밀가루 속에 뒤섞이느라 정신이 없지만 그 속에는 분명 그 소망이 주어져 있기에 자신의 정체를 기억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듯 여겨지는 이들 안에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분의 비유는 그래서 안다는 사람들과 슬기롭다는 사람들에게 감추어진 비밀이지만 철부지와 같은 이들에게 드러난 공공연한 비밀과 같습니다.
예수님의 비유가 우리를 웃게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 비유를 이해할 수 없다면 아마도 떡잎으로 될성부른 나무를 찾는 사람일테니 그에게는 이 비유가 별 쓸모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사제의 공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QR로 듣는 교황님 말씀|창밖으로 내 던지십시오! (0) | 2020.07.28 |
---|---|
" 가라지들은 악한 자의 자녀들이며,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악마다." (0) | 2020.07.28 |
“할 수 있습니다.” (0) | 2020.07.25 |
"너희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새겨들어라." (0) | 2020.07.24 |
사상의 역사 (0) | 2020.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