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松竹/김철이 2020. 5. 11. 10:04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신부로 살면서 신앙인들에게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바라는 것은 언제나 모두가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살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건방진 생각이나 가능하지 않은 상상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온전히 예수님의 뜻이었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의 한 가운데에 등장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미 이 때부터 주님 승천을 준비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가 당신을 생각하고 살아갈 때 어떤 기준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셨음을 알게 합니다. 


주님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은 주님이 계명을 어떻게 이해하시고 사셨는지를 기준으로 사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계명을 예수님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모르고 살았던 이들의 습관을 이어오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것은 계명을 복종 내지는 금지의 형태로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십계명으로 이야기 되는 계명의 이해는 무엇을 지켜야 하고, 또 무엇을 하지 말아야하는지를 기준으로 이해됩니다. 곧 죄를 구별하는 계명을 먼저 생각하고 사는 사람은 누가 죄인인가? 아니면 내가 죄인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생활하게 됩니다. 사람을 이해할 때도 마찬가지이고 세상 일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렇게 변화하게 됩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계명에 대해 우리에게 알려주신 것은 모든 계명은 하느님을 전력으로 사랑하고, 또한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계명의 핵심이고 이를 위해 우리는 조심해야 할 것들을 알아들어야 합니다. 곧 예수님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여 그 기준에서 십계명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서 사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우리의 차이가 느껴진다면 바로 이 점에서 달라지는 것이고 결국 주님이 원하시는 것은 우리도 주님과 같은 기준으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성령을 약속하시며 결국 우리도 하느님 안에서 일치하기를 바라십니다. 우리를 위해 그야말로 모든 것을 다 하시려는 예수님을 보면서 우리가 그분을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분의 계명 안에는 우리를 당신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먼저 보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