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사 엘레지
松竹 김철이
인적 드문 운문사 가을은 화려한데
경내 떠도는
여승의 외로운 한숨 소리
속세의 그리운 임 잊을 길이 없어서
법당 촛불 밝혀 홀로 흐느낄 적에
산새도 들새도 슬피 따라, 울었지
감정 없는 운문사 쇠북 울음에
비구니 더욱 서럽다.
산길 따라 몇 백 리
숲길 거쳐 몇 천 리 운문사 밤은 깊은데
예불하는 비구니 애처로운 그림자
속세에 두고 온 임 그림자 씻을 길 없어
속 넓은 법당
가물거리는 촛불 켜고 슬피 울적에
속 좁은 운문사 쇠북도 애달다.
야속한 경내 냇물도 마른 지 오래
매몰찬 가슴 속, 임 향한 내 사랑은 식을 줄 몰라도
찾지 않을 그 사람을 기다린들 무엇 하리
애태운들 무엇 하리
밝지 않은 운문사 야밤은 더욱 깊어만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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