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이는 삶
김철이 비안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천 년 전에만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지속적으로 십자가상에서 죽고 계신다는 현실을 사순 기간 끝자락을 맞이하는 우리는 깊이 묵상해야 할 것이다. “너희가 내 형제 중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라고 하신 예수 그리스도님의 가르침이 귀에 쟁쟁한 듯한데 현실은 냉정할 뿐이다.
지구촌 수많은 가족들이 폭력과 전쟁, 노예제도, 차별대우, 기아, 부족한 위생시설, 교육제도, 자유의 결핍, 자유의 상실, 그 밖에 다른 형태의 불의와 죽음으로 희생되고 있음을 우리의 눈과 귀로 보고 듣고 있으면서도 가슴은 부동자세니, 세상 구원을 위해 수난하고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성심은 어찌 표현하실까?
그간 우리의 죄로, 사랑의 결핍으로 육신과 마음의 상처를 입혀 얼마나 많은 생명을 죽게 했는가! 그 사람들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왜 깨닫지 못하는 것일까!
특히 코로나 19 폐렴으로 고초를 겪고 있는, 2020년 사순 기간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해달라고 애원하고 계신지를 골똘히 묵상하고 찾아내는 것이 신앙인의 도리이자 의무일 것이다.
우리가 타인들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뵐 수 없다면, 우리는 결코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은혜로운 2020년 사순 기간 끝자락에 선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동참하기 위해 내 안의 모든 이기심을 버리고 희생의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나는 세상에 흩어져 있는 수백만, 수천 만인이 고통 중에 있음을 기억하는가! 아니면 단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에만 관심이 있는가! 하는 자문을 쉼 없이 되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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