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걱정은 현실이 아닙니다./정호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松竹/김철이 2019. 11. 27. 11:28

걱정은 현실이 아닙니다.



평소에도 생각이 많은 편인데, 한편으론 걱정이 많은 편입니다. 많은 상황들이 있고 그 상황들을 정리하고 나열해서 앞으로의 상황을 내다보기도 하고 대책을 세우기도 합니다.


본당의 일이라는게 성사에만 집중하면 될 듯하지만 그럼에도 하나의 사회이기에 경제적인 문제와 운영에 있어서의 방법들, 그리고 특별히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일들이 더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좋은 판단, 옳은 판단을 해야 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일 수 없기에 그저 '판단'을 해야 한다는 말이 현실적 표현입니다. 그런데 그 판단의 문제 앞에 하게 되는 '걱정'이 때로 우리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또 성격이나 유형으로 고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걱정'은 현실이 아닙니다. 걱정이 현실이 될 수 있음을 생각했다면 그것은 그 걱정을 피해가기 위한 노력입니다. 운명론을 생각한다면 걱정은 알고 당하는 일 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그 걱정이 좋지 않은 경우를 미리 짐작해보는 것이라면 그 걱정은 현실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곧 걱정은 현실이 아니어야 하고, 우리의 걱정은 그것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희망을 말합니다. 걱정으로 시작하되 우리는 그 걱정을 현실로 끌고 가지 않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곧 걱정은 걱정거리에 대한 조심과 그 걱정 속의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극복할 수 있으며 그 사랑에 희망과 기쁨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이 불쾌한 상황을 비켜갈 수 있습니다.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보다 걱정을 잘 비켜가기를 바란다고 인사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품은 이는 걱정은 결코 현실이 되지 않습니다. 그가 있어서 그렇고 그의 사랑받는 이들이 있어서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