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 수필 2부작 부부백서(
김철이
[돈이라는 글자에 받침 하나 바꾸면 돌이 되어버린 인생사 정을 주던 사람도 그 마음이 변해서 몸을 주고 가는 장난 같은 인생사]라고 문을 여는 유행가 가사마냥 부부 사이에도 행길에 늘어지게 깔아놓아도 지나가는 똥개 한 마리 탐내지 않고 물고 가지 않을 돈이 관련되어 정을 주는 것이 아니라 껍데기에 불과한 몸만 주고 마음은 돌아선 채 남보다 못한 임으로 평생을 사는 장난 같은 부부 사도 있다던데 이러한 부부들을 위해 몇 줄의 부부백서를 지어 바칠까 한다. 이 부부백서는 세상 모든 부부 사에 분명히 영양가 높은 토양이 될 거라 믿는다.
부부 대화 화술 십계명, 하나. 부부 사이 대화를 나눌 땐 남편이든 아내든 상대방 어휘에 맞장구를 쳐주라. 아무리 신명 나는 장구 질도 맞장구만 못하니만큼 상대방을 인정하고 높여주는 맞장구는 멋진 인간관계를 만들어줄 것이다. 둘. 장소와 때에 따라 분위기에 맞는 말을 하라. 때와 장소와 분위기에 맞지 않는 말은 갓 쓰고 구두 신은 격이고 경우에 합당한 말은 영혼에 아로새길 은쟁반에 담긴 금 사과라고 하겠다. 셋. 자존심 상하게 하는 단어는 일체 사용하지 말라. 자존심 상하는 말을 듣다 보면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 법, 무심결에 불쑥 내뱉은 말이 상대방 가슴에 상처의 씨앗으로 돋을 수 있다는 것이다. 넷. 정감 있게 말하라. 말을 할 때 한 음정 낮추어서 말을 하게 되면 정감 있게 들릴 것이다. 정감 어린 화법의 습관은 차분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만든다. 다섯. 상대방에게 대화를 이끌어 나갈 주도권을 주어라. 대화는 주고받는 것이지 혼자 일방적으로 떠드는 것이 아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혼자 떠드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다. 여섯.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으로 족한 법, 아무리 꾀꼬리 같은 소리라 해도 같은 말은 두 번 이상 반복하지 말라.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계속 반복하게 되면 내심 말의 뜻도 알아듣지 못하는 벽창호 취급한다며 기분이 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곱, 칭찬의 말을 세 번 이상 하라. 바보 온달도 평강공주의 칭찬이 없었더라면 바보에 불과했을 것이다. 좋은 칭찬은 마음에 행복감을 느끼게 함으로 아무리 많은 칭찬을 해도 탈이 생기지 않는다. 여덟. 좋은 말만 골라서 사용하라.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처럼 어떤 어휘 법을 쓰는가에 따라 그 말의 씨앗도 커질 것이고 그 사람의 장래가 어떻게 될까?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아홉. 유머의 소재를 스스로 개발하라. 유머로 남을 웃길 줄 아는 사람은 웃음의 부자라 단원 지울 수 있다. 웃음꽃보다 값지고 아름다운 꽃은 세상 어디에도 없으니까. 열. 알아주는 말을 해 보라. 아무리 나를 몰라주어도 아내(남편)만큼은 알아주기를 원한다. 알아주는 말 한마디에 힘이 생기고 몰라주는 말 한마디에 가슴이 미어진다는 것이다.
멋쟁이 부부를 만드는 행복 십계명, 하나. 말 잘해서 뺨 맞을 일 없다는 속담처럼 칭찬의 말이나 격려의 말을 입버릇처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지는 예 늘 당신 생각이 옳다고 생각합니더」 「당신 옷차림이 참 잘 어울리네예」「당신과 함께 있으머 진짜 좋니 더」 「당신은 참말로 멋쟁이아이가」 등 배우자를 칭찬하는 말은 잦을수록 좋을 것이다. 비웃음, 묵살하는 행위 등 부정적 표현은 절대 금해야 한다. 둘. 하루 한 끼 이상 식탁 데이트를 한다. 부부가 마주 앉아 대화하며 식사하는 것은 세상 어떤 보약보다 좋은 보약이다. 식탁 대화는 가볍고 즐거운 내용이어야 한다. 셋. 매주 한 번 편지 쓰기를 한다. 배우자에게 고마움이나 애정을 표현하는 글을 전하는 것 또한 부부생활에 더없이 좋은 보약이다. 앞날의 계획이나 지난날의 추억도 좋은 편지 글감. 배우자에게 보내는 편지는 처음엔 다소 어색하더라도 「사랑하는 당신에게」로 시작해서 당신을 사랑하는 아무개로부터」로 끝을 맺는다. 사랑도 연습이라는 것이다. 넷.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이상 두 사람만의 데이트를 즐겨야 한다. 두 사람의 시간을 하례하여 오붓한 산책, 외식, 쇼핑, 문화 행사 참가 등 둘만의 데이트를 부부 사랑의 재충전 계기로 만들라는 것이다. 다섯. 철 따라 짧은 여행 계획을 짜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계절 맞이 여행을 떠난다. 여행 계획을 짜는 것부터가 부부간의 정을 새롭게 북돋워 준다는 것이다. 여섯. 각종 기념일은 잊지 않고 챙겨야 한다. 배우자의 생일은 물론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날을 비롯한 결혼기념일, 가족들 생일, 먼저 가신 조상들 제사, 등 갖가지 기념일은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값비싼 선물,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외식만이 방법은 아닐 것이다. 추억 어린 장소를 찾아도 괜찮고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함께하는 것도 뜻이 깊을 것이며 가족들의 체취가 묻은 물건이나 노래 등을 접하며 지난날의 향수를 함께 느끼라는 것이다. 일곱. 여가 생활 계획은 부부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여 자투리 시간이나 하루 정도의 여가라도 짬을 내서 부부만의 시간으로 즐기며 보내라는 것이다. 여덟. 이웃 간의 어려움 나누기를 한다. 기쁨을 나누면 열 배로 늘고 걱정을 나누면 열 배로 준다는 속담도 있듯 빠듯한 생활비를 비롯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동반하더라도 봉사 활동이나 최소의 비용으로 계획할 수 있는 나들이 등 한가로운 여가를 보낼 방안을 찾으라는 것이다. 아홉. 실속 있는 부부만의 데이트를 즐긴다. 가볼만 한 장소를 포함하여 공연장, 스포츠 관람시설, 특별히 맛있는 음식점 등을 평소에 틈틈이 알아뒀다가 실용성 있게 활용하는 것이다. 열. 여가 생활을 정열적으로 한다. 경제와 정열을 투자해서「기쁨」을 수확하는 여가 생활은 일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고 인생에 있어 해볼 만한 투자라는 것이다. 일할 때는 눈썹이 휘날릴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쉴 때는 철저히 쉬는 것이 부부 사이에도 새로움 변화와 내일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한 노후 생활을 위한 열 가지 지혜, 하나, 아무리 귀한 자식이라도 품 안의 자식이라는 속설도 있듯이 슬하의 자식들도 세월이 흘러 어느새 아들은 중년의 나이로 나름대로 아빠 노릇 하며 회사의 중역이 돼 있고 딸들은 결혼하여 아이들 키워가며 엄마가 되어 있어 인생 무상함을 느끼겠지만, 자신을 성충을 키워 종족 보존의 지대한 역할을 해낸 애총으로 여긴다면 흘러간 인생살이 큰 보람을 느낄 것이다. 둘, 영원히 함께 있을 것 같았던 자식들은 하나둘 부부의 품을 떠나가고 백 년이고 천 년이고 동고동락 함께 살자고 맹세했던 부부는 가는 세월 가로막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늙어가는 서로를 바라보며 노년을 보내지만, 가로세로 져가는 주름살 훈장 삼아 펼쳐질 황혼 속 무지개를 찾으라는 것이다. 셋, 가족들에게 너무 큰 의지나 의탁 심을 갖지 말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가족의 중요성을 무시하라는 것은 아니다. 능력이 되는 한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의지, 의탁하는 건 노년 생활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넷, 자신의 노년은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다는 것인데 자신에 관한 모든 일은 스스로 개발하고 스스로 챙기라는 것이다. 다섯, 본인이 진정으로 후회 없는 노년을 보내길 원한다면 반드시 한두 가지의 취미 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치매 예방의 뜻도 있겠지만, 취미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도 할 일이 있다는 보람도 느낄 것이고 취미가 같은 말벗이 생길 것이니 노년 생활이 외롭지 않다는 것이다. 여섯, 산이 좋으면 산에 올라 세상을 한번 호령해보고 물이 좋으면 강이나 바다에 앉아 낚시하라는 것인데 사람을 벗으로 둔다면 사람 마음이야 언젠가는 변하는 법이지만, 대자연을 벗으로 둘 양이면 천 년이 흘러도 배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곱, 운동이 좋으면 어떤 운동이든 옷이 땀에 흠뻑 젖도록 하고 책을 좋아하면 열심히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으면 글 꾼의 넋으로 글을 쓰라는 것이다. 여덟, 인터넷을 좋아하면 정보의 바다를 즐겁게 헤엄치라는 것인데 세상은 더없이 넓은 정보의 바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홉, 좋아하는 취미 때문에 식사 한 끼 정도는 걸러도 좋을 만큼 집중력을 가지고 즐기라는 것인데 그 길이 당신의 쓸쓸한 노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중요한 비결이다. 열, 내 새끼라 하여 자식들에게 너무 기대하지 말라는 것인데 자식에게서 받은 상처나 배신감은 쉽게 치유되지 않기 때문이고 부모를 만족하게 해 주는 자식은 현대 사회에 그렇게 흔치 않을 것이며 기대가 큰 자식일수록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는 것이다.
돈이라는 글자에 바침 하나 바꾸면 돌이 된다는 유행가 가사를 굳이 인용하지 않아도 돈이라는 존재보다 수만 배 소중한 연으로 만나 평생을 살 섞고 피 섞으며 살았던 세상 모든 부부가 하늘이 맺어준 부부의 연을 세상 그 무엇보다 보배롭게 여기며 돌이 아닌 돈의 존재로 성화시켜 인생 마지막 날까지 지켜 나아갈 부부백서 잊지 않고 영혼 속에 고이 간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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