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시월의 편지

松竹/김철이 2018. 1. 16. 15:19

시월의 편지


                      松竹/김철이

 

사모한다는 한마디 말 대신에

잘 영근 석류 한 송이 펼쳐 드릴까 하오.


가슴에 새긴다는 두 마디 말 대신에

계절에 수줍은 홍시 한 알 바치고

축원한다는 거치래 표현 대신에

시월의 추억으로 남을 탱자 향기로 드리려 하오.


높푸른 시절의 하늘이 켜켜이 포개져서

한층 더 해맑아진

이 내 마음에 단풍 물 고이 들이고

한층 더 온화해진 이 내 마음을

우표 한 장 흔적없이 전할 테니

이 계절에 뜨거워진 온기만 받아 가시구려

 

질없는 세상일로 서먹해진 이들 사이

마음의 벽을 허물고

마음마다 건너다닐 정의 오작교를 놓으니

이 시절을 맞은 마음들이

하나둘 친숙한 벗으로 남을 것만 같은

시월의 어느 고운 가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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