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묵상글

신앙 체험수기/신앙은 액세사리가 아니다(3)

松竹/김철이 2017. 5. 22. 13:28

신앙 체험수기/신앙은 액세서리가 아니다(3)


                                                      김철이 비안네



세상살이가 복잡해 지고 급속도로 현대화되어가는 과정에서 인명 경시 풍조가 날이 갈수록 팽배해지는 반면에 우리 인간들의 삶의 중심에서 신앙이 얼마큼 자리하고 있는지 또 우리 신앙인들이 얼마큼 진심으로 믿으며 자기 자신의 삶 중 주님께 내어드리는 몫은 얼마나 되는지 고개 돌려 한번 돌이켜 생각해 봄이 어떨까 싶다.

간혹 우리 신앙인 중 신앙을 마치 액세서리마냥 온몸에 치렁치렁 걸고 끼고 입고 다니는 이가 있다는 것이다. 정녕 이들의 신앙심이 온몸에 치장하고 다닐 만큼 깊다면 정말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삶을 살아야 함이 마땅하나 그들의 발자취를 살펴보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마치 그 옛날 바리 사이들의 삶처럼 데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든다면 레지오 보고 거리가 없어 봉사하고 남이 보는 앞에서는 장애인들이나 노약자들을 끔찍이 생각하는 것처럼 하면서도 한 걸음만 되돌아서서 살펴보면 형식적인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필자의 눈으로도 종종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형식적이고 보여주기 위한 삶 속에 과연 얻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를 묵상케 한다.

주님께서 필자를 밖으로 불러내신 크신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필자는 자신의 힘과 노력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모든 신앙생활에 심려를 다 한 바 있다. 위와 같은 형식적인 신앙생활이 정말 싫었기에 가정에서 기도를 바칠 때면 햇살은 전혀 구경할 수도 없고 지은 지 오래된 집이라 방안 구석구석 곰팡이냄새로 가득한 아주 작고 어두운 두 평 남짓 되는 골방에서 방문을 굳게 닫은 채 형님이 출근준비를 할 시간인 새벽 5시 30분경부터 오후 늦게까지 가정 제대 앞에 앉아  묵주를 성치 못한 왼손에 들고 기도에 몰두했었다. 또한, 주위의 가깝게 지내온 교우들을 신앙적으로 이끄는 한편, 그들과 함께 각종 피정을 비롯해서 철야기도, 성지순례, 성체대회 등을 두루 다니며 한편으로는 예수님과의 일치되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였으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기회를 주실 때 더 많은 것을 접하고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워 신앙적인 안목을 넓혀야겠다는 생각으로 한층 더 심혈을 기울인 바 있다.

그리고 신앙을 가슴에 지닌 신앙인이라면, 신앙을 모르는 이들과는 무엇인가 다른 점을 평소 삶 속에서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층 더 필자의 삶에 박차를 가하였다. 필자는 어릴 적부터 가장 싫어했던 두 단어가 있다. 그중 하나는 바보라는 단어인데, 이 바보라는 단어는 예수님을 알고 난 이후부터 극히 부정적인 반응에서 긍정적인 반응으로 극복한 바 있고
나머지 한 단어는 장애인이라는 단어인데 필자는 장애인임이 분명하나 장애인이라는 말이 듣기 싫어 나들이를 갈 기회가 생겨도 나들이를 스스로 포기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며 신앙을 가진 이후로 비록 장애인이지만, 장애인답지 않은 삶을 살아봐야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어떤 괴로움과 어떤 극한 시련이 닥치더라도 항상 밝은 모습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주위의 이웃들을 포함하여 본당 교우들은 물론 타 본당 교우들을 대할 때마다 늘 웃는 얼굴로 대하여 왔기에 본당 교우들 사이에는 필자를 두고 장애인답지 않은 장애인이라는 별칭도 수없이 많이 들어온 바 있다.

더 나아가 당면해 있는 각자의 처지들 탓에 아직 마음을 열지 못한 채 짙은 어두운 터널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며 가슴앓이하며 생활하는 일부 복지회 가족들에게 필자의 밝은 생활을 보여주고 닮게 하려고 어머니 살아생전 어머니 슬하에서 생활할 때부터 아내와 결혼하여 가정을 이룬 현재까지 복지회 월 모임이나 어떤 모임이든 옷 한 벌에도 신경을 쓰곤 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밝은 모습에 거부감을 느낀 한 복지회 가족은, 필자에게 직접 우리는 이렇게 힘들어하는데 뭐가 그리 좋아 늘 웃느냐며 핀잔을 주었던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는가 하면 대게의 복지회 가족은 늘 밝게 웃으며 생활하는 필자가 보기가 좋다며 복지회 꽃으로까지 호칭해 주는 이도 있었다.

신앙은 액세서리가 아니라는 생각과 사심 없는 기도는 반드시 들어주신다는 믿음으로 복지회 가족들을 비롯한 세상 장애인 대게가 부모님 슬하에서 생활하고 있고 필자 또한 부모님 슬하에서 생활하면서 어머님의 도움 없이는 단 한 가지도 해결할 수 없었기에 어머님께서 내 평생 사실 순 없다는 생각에 미치자, 온몸에 치장하는 액세서리 신앙이 아니라 진정 가슴으로 믿는 신앙으로 또다시 묵주를 든 것이다. 필자에게도 성가정을 이룰 수 있는 은혜를 주십사 하고 말이다.

필자의 굳은 믿음이 헛되지 않아 성가정을 이루게 해 주십사 하는 간절한 묵주기도 석 달, 주님께선 이번에도 필자의 기도를 들어주시어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해 주셨고 필자의 굳은 믿음에 응답하시어 주님 안에서 성가정을 이루게 해 주셨다는 것인데 액세서리가 아니라 참믿음으로 기도하고 신앙생활을 한다면 누구나 다 마찬가지로 가슴속에서 고민하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고 한층 더 성숙한 신앙으로 한 걸음 더 주님께로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다.


- 끝 -


'松竹묵상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탓이요  (0) 2018.03.22
남북 평화통일을 위해 성모님께 바치는 기도  (0) 2017.12.19
신앙체험수기/신앙인의 도리(2)  (0) 2017.01.13
신앙체험수기/부르심  (0) 2016.06.20
작은 바보가 되자!  (0) 201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