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체험수기/신앙인의 도리(2)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와 도리를 다해야 할 것이나,
눈앞에 당면한 삶들이 기계 문명화되고 현대화되다 보니
신앙인들의 신앙에 대한 생각들도 많이 바뀌어 반드시 자신들이 지키고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마저도 소홀히 여기며 바쁜 삶을 핑계 삼아
신앙생활 게을리하는 이도 종종 있다는 풍문이 들려오곤 하지만
그런 반면에 정말 그리스도의 삶을 닮고 싶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오직 신앙생활에 열중하는 이도 있다고 들어 알고 있다.
필자는 그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자신을 더욱 채찍질하며
자신을 그리스도 화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해 왔다.
수차례에 걸친 주님의 간곡한 부르심에도 듣고도 못 들은 척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필자는
우연한 기회에 성령의 크신 역사 하심을 접하고 단 한 번도 접하지 못했던
창조주 하느님을 아버지라 스스로 진한 눈물로 통회하였으며
주님의 크신 사랑과 부르심을 더는 외면할 수 없었던 필자는
입교 이후 93년 10월 영세 이전까지 주님의 부르심마저 외면한 채 허송세월하며 살아왔던
지난 생활을 후회하며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기도생활에 매달렸다.
필자는 외출이 자유롭지 못했으므로 방문 교리를 받아야만 했었는데
죽기 살기로 기도에 매달리는 필자를 보다 못한 교리 선생님이자 지금의 필자의 대모이신
아우렐리아님께서 당시 본당 원장 수녀님께 비안네가 잠도 자지 않고 밤낮으로 기도에 매달려
그냥 두었다간 큰일 나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이 말씀을 전해 들으신 원장 수녀님께서
한 다름에 달려오시어 필자에게 이런 식으로 기도하다간 세례도 받기 전에 하늘나라로 가야 하니
기도를 조금 줄여야 한다는 충고를 하실 만큼 기도에 전염한 바 있다.
필자가 나름대로 열심인 신앙생활 중 깨달은 것은, 우리가 한 걸음 주님께로 가까이 다가서면
주님께선 열 걸음 이상 우리에게로 다가오신다는 것인데 흔히들 창조주 하느님께서는
신이시기 때문에 우리 인간들의 눈에는 보일 수 없고 설사 신을 본 사람이 있다 하여도
신을 사람의 눈으로 보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해 왔으나,
필자가 체험한 바로는 전혀 틀린 말이라는 것이다.
정말 죽기 아니면 살기로 하루 보통 12시간 이상의 시간을 기도와 묵상과
성서를 접하는 데에 할애했던 필자의 눈에 삼위 하느님은 물론이고
성모 성심마저도 뵐 수 있는 영광과 은혜를 주셨다는 것이다.
또한, 사심없는 기도에는 반드시 응답을 주신다는 것을 하루 중 반 이상의 시간을
당신 성심께 드리는 필자의 영혼 속에 깨우침을 주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인성은 창조주 하느님께서 당신 모상대로 지어내신 피조물이자 당신께서 지극히 사랑하시는
아들과 딸들이기에 우리가 욕심 없이 바치는 기도는 누구의 기도든 다 들어주신다는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본다면 필자가 93년 10월 영세 식을 거쳐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이 태어난 이후
변함없는 기도생활 중 94년 5월 본당 어느 교우의 권유로 지금의 지체장애인 복지회,
당시 부산 가톨릭 지체장애인 선교회를 알게 되었는데 당시 복지회 봉사자님들께서
얼마나 헌신적으로 봉사를 해 주셨던지 그 아름다운 모습에 감동하여 94년 성탄을 앞두고
봉사자님께 작은 마음이라도 전하고 싶은데 마침 필자의 수중엔 몇천 원밖에 없었던 탓에
정말 사심없는 기도는 반드시 들어주실 거라는 순수한 믿음으로 94년 12월 23일 오후 3시 기도를 바친 후
가정제대 위 고상을 올려다보며 주님! 당신은 이 죄인의 마음과 생각조차도 미리 알고 계시리라 믿사오니
제게 20만 원만 주십시오... 하고 중얼거렸는데, 정확하게 다음날 오후 3시경 당시 본당 보좌 신부님이셨던
박 기흠 토마스 신부님과 현재는 인천교구에 계시지만, 당시 본당 작은 수녀님으로 계셨던
강 필로테아 수녀님께서 찾아오시어 1원도 틀리지 않은 20만 원이 든 노란 봉투를 내놓으시며
용돈이 필요할 테니 용돈으로 쓰라 시는 말씀이셨고 순간 필자는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지르며 주님을 찬양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필자는 지금껏 하루하루 매순간 마다
주님께서 필자와 항상 동행하심을 피부로 체험해온바 있다.
한 가지 더 예를 든다면, 필자는 영세 이후 3년이란 세월을 거동이 불편했던 탓에
한 달에 한번 봉성체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 얼마나 주일 미사에 참례하고 싶었던지 3개월 동안
주일 미사에 참례하게 해 주십사 하고 묵주기도 바칠 때마다 주님을 조르다 못해 떼 까지 썼더니
3개월이 지난 어느 주일날 아침, 막 아침식사를 하려는데 현관 밖에서 비안네! 성당가자... 라는
목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지금도 그 형제들과 자주 만나곤 하지만, 당시엔 생면부지인 본당 봉사부장
김마태오씨와 김시몬씨가 필자를 데리러 온 것이 아닌가...
순간 필자의 두 눈엔 감사의 눈물이 볼을 흘러내렸고 그 이후 아무리 추운 혹한의 겨울이라도
아무리 폭염이 기성을 떨치는 여름이라도 한 주도 주일 미사만큼은 빠져본 일이 없었다.
이와 같이 우리가 신자 된 도리와 의무만 다 지킨다면 또한 욕심과 사심이 없는 기도라면
누구의 기도든 우리 마음의 문밖에 기다리고 계신 주님께선 다 들어주시고 위로해 주신다는 것을
필자는 이 창을 빌려 분명히 증언하는 바이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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